대한민국 넘버원 ‘삼성’이 늙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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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넘버원 ‘삼성’이 늙어간다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4.09.2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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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상 직원이 20대 이하 추월… 고비용 인력 구조 심화
전체 직원 크게 줄었지만, 인건비는 2배로 늘어 부담 가중
“다각적이고 심도 깊은 인력 관리 운영 전략 마련 필요”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삼성전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삼성전자

국내 넘버원 기업 삼성전자가 향후 5~10년 사이 인력 고령화 가속으로 인해 조직과 사업의 역동성 저하와 인건비 가중이라는 장애물에 봉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최근 10여년 새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증가하는 반면, 20대 이하 젊은 피는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급격한 고용 감소에도 인건비는 2배로 늘어나는 등 고비용 인력구조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 조직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해외 근무 직원 가운데 간부급(임원 포함) 이상 비율만 35%를 차지하는 부분도 눈길을 끈다.

한국CXO연구소는 26일 <2010~2023년 삼성전자 고용 인력 변동 입체 분석> 자료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한국CXO연구소는 이번 조사에서 국내와 해외에서 활약하는 전체 고용인력을 직원수로, 고용 인력은 국내외 직원으로 구분해 조사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 2015년 32만5677명→2021년 26만6673명으로 5만9004명↓… 삼성 직원이 줄고 있다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2010년 당시만 해도 국내외에서 활약했던 삼성전자 전체 직원 수는 19만464명 수준으로 20만명을 밑돌았다. 이듬해인 2011년에는 22만1726명으로 삼성전자는 20만명 이상 고용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어 2012년(23만5868명)과 2013년(28만6284명)에도 직원 수가 증가하더니 2014년에는 31만9208명으로 30만명 이상 직원을 책임지는 세계적 회사로 거듭났다.

특히 2015년에는 32만5677명으로 삼성전자 역사상 최대 고용 규모를 기록했다. 2016년(30만8745명)→2017년(32만671명)→2018년(30만9630명)에도 고용 규모는 30만명대를 유지했다. 그러다 2019년에 28만7439명으로 30만명 아래로 고용 규모가 감소했다. 이후 2020년 26만7937명→2021년 26만6673명으로 고용 규모는 쪼그라들었다. 고용 규모가 가장 컸던 2015년 때와 6만명대로 줄었던 2021년을 비교하면 6년 새 5만9004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고용 감소율만 해도 18.1%로 직원 5명 중 1명꼴로 삼성전자를 떠났다.

2022년(27만372명)에는 전년 대비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지난해(26만7860명)에는 다시 26만명대로 낮아졌다. 크게 보면 2015~2018년 사이 30만명 이상 유지해오던 삼성전자 직원 수는 2020년 이후부터는 26만~27만명대로 고용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양상이다.

삼성전자의 고용 감소 배경에는 국내보다 해외 인력 감소가 크게 작용했다. 2010년 때만 해도 19만명이 넘는 직원 중 국내 인력은 9만5662명(50.2%)으로 해외 인력(9만4802명)보다 근소하게 많았다. 이듬해인 2011년부터는 해외 인력이 국내 고용 인원을 처음으로 넘어서며 글로벌 기업의 위상을 한층 다져나갔다. 당시 전체 삼성전자 직원 중 해외 인력은 11만9753명으로 54%를 차지했다. 2012년에는 해외 인력(11만9753명)이 국내(10만1973명)보다 1만명 넘게 고용이 많아졌고, 이후에도 해외 인력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4년에는 해외에서 근무하는 삼성전자 직원 수만 21만9822명으로 20만명대에 진입했고, 2015년에는 22만8775명까지 많아졌다. 2015년 당시 32만5000명이 넘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의 70%는 해외 인력이고, 국내 고용은 29.8%로 고용 차이가 컸다. 인력 구조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고용 인력을 더 많이 둔 글로벌 기업이라는 색채가 더욱 선명해졌다. 2016년(21만5541명)→2017년(22만4213명)→2018년(20만9925명)에도 삼성전자 해외 인력 규모는 20만명대를 유지해왔다.

삼성전자 해외인력 규모 20만명대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2019년부터다. 이 당시 삼성전자의 해외 인력은 18만5380명으로 떨어졌다. 2020~2023년에도 국내와 해외 인력 변동 역시 정반대로 움직였다. 해외 인력은 2020년(16만1607명)→2021년(15만5547명)→2022년(15만2445명)에 걸쳐 지속적으로 하향했다. 지난해에는 14만7104명으로 14만명대까지 후퇴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고용은 2020년(10만6330명)→2021년(11만1126명)→2022년(11만7927명)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12만756명으로까지 고용 규모가 커졌다. 2015년 당시만 해도 국내와 해외 인력 규모가 13만1800명 이상 차이가 나던 것은 지난해 2만6300명대로 확 좁혀졌다. 2015년 대비 2023년 2개 연도만 놓고 보면 전세계 삼성전자 직원 중 국내 인력은 29.8%에서 45.1%까지 높아질 때, 해외 인력은 70.2%에서 54.9%까지 낮아졌다. 삼성전자가 해외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특히 2021~2023년 3개 연도 평균 해외 인력 감소율은 3% 수준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21년은 직전 연도 대비 3.7%(6060명↓) 정도 해외 인력이 감소했고, 2022년에는 2%(3102명↓)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해에도 전년도 대비 3.5%(5341명↓) 내외로 해외 인력 규모가 줄어들었다. 최근 삼성전자의 해외 인력은 2~3%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양상이다. 이와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도 3000~4000명 넘는 삼성전자 해외 인력이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특히 삼성전자의 해외 인력은 이미 2017년을 기점으로 한 해로 거르지 않고 최근까지 내리막길 행보를 보였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삼성전자의 해외 인력 규모는 13만명대로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해외에서 활약하는 삼성전자 직원수가 감소하는 데에는 중국과 아시아 지역 등에서 사업을 철수한 영향 등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2015년 당시만 해도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권역에서만 활약하는 삼성전자 직원은 14만명 이상 됐다. 이와 별도로 중국 내 직원 숫자만도 4만4000명을 넘었다. 삼성전자는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에서만 18만명이 넘는 직원을 배치하고 있었던 것. 하지만 지난해에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중동 제외) 지역에서 활약하는 직원은 10만명 정도로 낮아졌다. 2015년 대비 2023년에 아시아 지역의 삼성전자 직원만 8만명 넘게 떠난 셈이다. 또 직군별로 살펴보면 제조 부서에서 근무하는 인력만 20만4943명에서 10만9722명으로 직원 감축 폭이 컸다. 반면 국내와 북미와 남미 등 미주 지역의 삼성전자 직원은 같은 기간 2만7000명 이상 늘어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 젊은 피가 줄고 있다… ‘40대 이상’ 11.7%(2010년)→30.4%(2023년) vs ‘20대’ 55.7%→27.1%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던 전체 직원을 연령대별로 구분해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만 해도 20대 이하 젊은 인력층이 단연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30대’, ‘40대 이상’ 순으로 분포했다. 2010년에 19만명이 넘는 전세계 삼성전자 직원 중 29세 이하는 10만6162명(55.7%)으로 절반 이상 차지했다. 다음으로 30대 6만1989명(32.5%), 40세 이상 2만2313명(11.7%)으로 연령대별 인력 구성이 달라졌다. 2010년만 해도 전세계 삼성전자 직원 10명 중 9명 정도는 ‘39세 이하’ 인력 층으로 메워졌다는 얘기다.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2010년 이후 직원 수가 가장 많았던 2015년에는 20대 이하 젊은 층이 19만1986명으로 58.9%에 달하며 60%에 육박했다. 이 당시 30대는 9만2701명으로 28.5%, 40대 이상은 4만990명으로 12.6%를 보였다. 그런데 2015년을 정점으로 20대 이하 젊은 층은 2023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그나마 2016년(17만2272명)→2017년(17만1877명)→2018년(15만565명)→2019년(12만4442명)에는 29세 이하 젊은 인력은 10만명대를 유지해왔다.

2020년(9만9823명)부터는 10만명대 벽이 허물어졌다. 이후 2021년 8만8911명→2022년 8만3169명→2023년 7만2525명으로 지속적으로 젊은 인력층은 감소해 7만명대까지 떨어졌다. 2015년과 2023년의 20대 이하 젊은 인력 층을 비교하면 10만명 넘게 차이났다. 20대 이하 인력 층이 감소로 전체 직원 중 해당 연령대의 젊은 인력 비중도 2017년까지는 절반 넘게 유지해왔지만, 2018년에는 48.6%로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2015년에는 58.9%로 60%에 육박했다. 그러다 2020년에는 37.3%로 낮아지더니 2023년에는 27.1%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20대 이하 젊은 인력 비중이 처음으로 20%대로 하락했다.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20대 이하 젊은 인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사이 30대 허리층과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우상향했다. 30대 인력층은 2017년에 10만856명으로 처음으로 10만명대에 진입했다. 이후 2022년(11만1651명)과 2023년(11만3874명)에는 11만명대로 많아졌다. 특히 2020년 30대(10만6236명) 고용 인원은 20대 이하(9만9823명) 인력 규모를 앞서 나갔다.

40대 이상 중장년층 인력 비중도 30대처럼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2010년에는 2만 명대에 불과했는데, 2018년(5만2839명)에 5만명을 처음 돌파했다. 2020년(6만1878명)에는 6만명을 넘었고, 2022명(7만5552명)과 2023년(8만1461명)에는 각각 7만명과 8만명대에 진입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20대 이하 젊은 층을 앞지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점 기준 전세계 삼성전자 직원 중 40대 이상 인력층은 30.4%로 처음으로 30%를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0~2023년을 살펴보면 삼성전자를 움직이는 최다 주력층이던 20대 이하가 50% 이상 차지하던 것에서 20%대로 확 줄어든 반면,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10%대에서 30%대로 늘어난 점이 눈에 띄었다. 10여 년 사이에 삼성전자를 움직이는 주력층이 30대와 40대 이상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모양새다.

40대 이상 중장년층 증가는 일반 사원과 간부, 임원급과 같은 직급별 인력 구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0~2017년 일반 사원은 80%대였고, 임원을 포함한 간부급은 20% 미만 수준을 보였다. 특히 2014년에는 82.5%가 일반 사원이었고, 간부급 이상은 17.5%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던 것이 2021년 일반 사원은 69.2%로 60%대까지 낮아졌고, 간부급은 30%대(30.8%)로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간부급 이상 인력만 35%까지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세계에서 활약하는 삼성전자 직원 3명 중 1명 이상은 간부급 직원이어서 상대적으로 조직의 역동성은 둔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 고용 감소에도 인건비는 증가… 간부급 및 40대 이상 인력 증가로 인건비 부담 가중

삼성전자의 인력 조직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대목 중 하나는 고용 규모 감소에도 인건비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당시 전세계에서 재직하는 삼성전자 직원에게 지급한 인건비는 13조5000억원 정도였다. 이후 2011년(14조5000억원)→2012년(16조9000억원)으로 증가하더니 2013년에는 21조4000억원으로 인건비가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2014~2019년 사이에도 인건비는 한 해도 줄지 않고 증가하다가 2020년에는 31조원으로 30조원대를 돌파했다. 2021년(34조6000억원)과 2022년(37조6000억원)에도 인건비 규모가 커지더니 지난해에는 38조원으로 역대 최대의 인건비가 쓰였다. 문제는 2017년부터 고용 규모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인건비는 상승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감소와 상관없이 인건비는 나홀로 상승하는 형국이다.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은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2010~2013년 당시만 해도 인건비 비율은 10%를 밑돌았다. 2012년에는 매출은 201조원 수준이고, 인건비는 16조9000억원 정도로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은 8.4%로 2010~2023년 중 가장 낮았다. 그러다 2014년에 10.9%로 처음으로 인건비가 10%대로 진입했고, 2015~2018년 사이에는 11%대 수준을 보였다. 이후 2019년(12.2%), 2020년(13.1%)에도 높아졌다. 그러더니 지난해에는 14.7%까지 급등했다. 특히 지난해는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는데도 인건비는 여전히 상승해 인건비율은 15% 가까이 치솟았다. 2010년 이후 직원 수는 최하위 그룹군에 속할 정도로 적었는데도, 인건비 규모는 가장 커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됐다. 인건비율이 가장 낮은 2012년과 가장 높았던 2023년 인건비 비율 격차만 해도 6%포인트 넘게 차이 났다.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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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인건비 대비 직원수로 나눈 1인당 인건비(급여·퇴직급여·복리후생비 포함) 증가세도 뚜렷했다. 2010년에서 2016년 중 2011년(6500만원대)을 제외하고 직원 1인당 인건비는 7000만원대를 유지해왔었다. 그러다 2017년(8448만 원)과 2018년(8978만 원)에는 8000만원대로 높아지더니 2019년에는 9700만원을 넘었고 2020년(1억1569만원)에는 직원 한명에게 들어가는 인건비 규모가 1억원을 상회하기 시작했다. 인건비는 증가하고 직원수는 감소하니 직원 1인당 인건비도 자연스럽게 높아진 것. 이후 2021년(1억2974만원)→2022년(1억3906만원)→2023년(1억4186만원)으로 1인당 인건비는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지난해 1인당 인건비는 2011년 때와 비교하면 100% 이상 늘었다.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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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 상반기(1~6월)까지 삼성전자의 인건비 규모는 20조3000억원 수준이었다. 이는 2020년(15조원)→2021년(17조5000억원)→2022년(19조1000억원)→2023년(19조8000억원) 때의 연간 인건비보다 많아진 금액이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의 인건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00억원 정도 많아졌다. 인건비 상승률은 2.5% 정도다. 2015~2023년 사이 연간 전체 인건비 대비 상반기 때 지급한 인건비 비중은 48.4%에서 52.7% 사이였다. 이와 같은 흐름을 적용해볼 때 2024년 올 한해 삼성전자의 전체 인건비는 39조원에서 41조원 내외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40세 이상 중장년층 인력과 간부급이 점점 많아지는 지금과 같은 인력 구조 움직임에 큰 변화가 없다면 향후 5~7년 사이 삼성전자 조직의 역동성과 생동감은 지금보다 더 떨어짐은 물론 인건비 부담도 가중되기 때문에 인력 관리 운영에 대한 다각적이고 심도 깊은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는 것은 직원 입장에서 보면 회사에 오랫동안 다닐 수 있는 분위기 조성으로 재직 기간이 길어질 수 있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면서도 “반대로 경영자 입장에서는 제한된 인건비 범위 안에서 조직의 효율성도 극대화해야 하는 과제가 남겨졌기 때문에 조직의 규모와 인건비를 생각해야 하는 고차 방정식에서 절묘한 묘책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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