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로 큰 한라개발, 공정위 칼날 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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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몰아주기’로 큰 한라개발, 공정위 칼날 향할까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9.12.20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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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계열사 내부거래 60%… 지배사 ‘한라’와 그룹 계열 ‘만도’ 몰빵
한라그룹으로 편입 과정 논란… 정몽원 회장 실소유주 의혹도
사진=판교사옥과 그룹 CI
사진=판교사옥과 그룹 CI

한라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라개발이 한라그룹에 편입된 2012년 이후 고속성장 바탕에 그룹의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있어 그 내면을 살펴보니 수상한 내부거래가 보였는데요.

한라개발은 수년간 위장계열사 논란을 빚은 회사죠.

한라개발은 1996년 6월 부동산관리업 및 체육시설운영업을 주요사업으로 설립된 후 1998년 한라그룹 임원출신인 김모씨에게 지분 99.9%를 매각하며 사명을 ‘시그마개발’로 변경합니다.

이후 시그마개발은 2006년에 다시 한라개발로 사명을 원위치 시키고 2012년에는 지분 51%를 한라그룹에 매각하면서 한라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되는 과정을 겪죠.

이런 과정에서 한라개발의 실소유주가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아니냐는 논란도 야기됩니다. 1998년 한라개발 지분 인수 시 한라그룹 임원이었던 김모씨의 자금 출처가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나온 것이죠.

현재 한라개발은 (주)한라가 50.98%, 김은성이 49.02%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한라는 지주사인 한라홀딩스의 지배를 받고 있죠.

즉, 정몽원 회장→한라홀딩스→한라→한라개발 지배구조를 갖습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한라개발이 60%가 넘는 내부거래 배경에는 정몽원 회장이 실소유주로서 이 회사를 키우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 것이죠.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지분은 아닌 것으로 나옵니다.

한라개발의 최근 5년간(2014~2018년) 매출액은 각각 191억원, 200억원, 202억원, 229억원, 246억원으로 성장세에 있습니다. 2008년까지 100억원에 못 미치는 매출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이죠.

문제는 매출액의 절반 이상이 내부거래로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같은 기간 각각 111억원, 112억원, 124억원, 141억원, 148억원을 내부거래로 매출을 올립니다. 비율로 따지만 58.1%, 56%, 61.4%, 61.6%, 62.7%로 내부거래 비중 또한 높아지는 추세에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내부거래 평균 비중은 60%에 이릅니다.

특히 지배회사인 한라와 그룹 계열회사인 만도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데요. 두 회사의 지난해 한라개발에 밀어준 일감은 93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내부거래의 63%나 됩니다. 전년도에도 64%로 두 회사의 일감밀어주기가 특히 심했습니다.

한라개발은 내부거래 규제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새로 취임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안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죠.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아 일감 몰아주기 제재에 속도가 더디지만 공정위의 칼날은 곳곳을 향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은 총수일가 등 특수관계인의 계열회사 지분이 상장·비상장 20% 이상이면 규제 대상으로 엄격해졌습니다. 또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인 계열회사가 지분을 50%이상 보유한 자회사도 일감 몰아주기의 규제대상 회사로 포함시켰습니다.

정몽원 회장은 한라홀딩스 지분 23.56%를, 한라개발은 지배사인 한라가 50.98%를 보유 중입니다.

한편 정몽원 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인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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