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제약 오너 3세 유원상 대표의 경영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연구개발비를 쏟아 부었던 안구건조증 신약 개발이 차질을 빚으면서 미래 먹거리 확보에 비상이 걸렸으며, 타개책으로 추진한 건강기능식품 사업은 외형 확대에 비해 내실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부진한 실적으로 인한 마이너스 영업이익을 돌파하기 위해 전체 직원 3분의 1 가량을 구조조정하면서도 자신과 일가의 연봉은 올려 구성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유유제약은 지난달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의약품과 의약외품, 건강식품 판매대행 서비스업 등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을 의결했다. 사업목적 변경 사유는 신규사업 진출이다.
유유제약은 지난해 7월 관계사인 유유건강생활을 흡수·합병하며 이커머스본부를 신설하고 건기식 사업을 본격화했다. 유유건강생활은 의약외품, 액상차, 과채 가공품 등을 온라인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데, 주요 제품에는 체지방 감소 건기식인 ‘포모라인L112’ 등이 있다. 유유건강생활은 유 사장이 2013년 설립한 개인 업체이며, 유유제약에 합병되기 직전 3년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오너 일가가 부실한 개인 회사를 유유제약에 떠넘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유건강생활의 2020~2022년 영업이익은 각각 마이너스 10억, 마이너스 9억, 마이너스 12억원이었으며, 매출도 각각 65억, 42억, 37억원으로 해마다 급감했다. 그러나 유유제약은 약 12억원을 오너 일가 측에 지급하고 유유건강생활의 90% 지분을 취득한 것. 유유제약은 2022년 10%의 지분(취득금액 약 3억원)을 포함해 유유건강생활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총 15억원 인수 비용이 오너일가에 지급된 셈이다.
또한 유유제약은 지난해 의원 및 약국영업 사업부를 폐지하는 등 105명(28%)의 직원을 구조조정했다. 이에 2022년 말 364명이던 전체 직원 수가 지난해 말에는 259명으로 줄었다.
유유제약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3억6400만원을 기록하며 2022년 5억9200만원 적자에서 1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이는 인건비와 수수료, 광고선전비 등 각종 비용을 줄인 결과다.
매출액은 1372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55억원을 기록해 적자 폭은 전년보다 커졌다.
이런 가운데도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유원상 대표는 자신의 연봉은 오히려 인상했다. 특히 유유제약은 1994년부터 29년간 매년 실시하던 주주 배당도 올해는 건너뛰었다.
유 대표를 포함한 임원진의 연봉도 지난해 1인당 평균 1억4800만원으로 전년보다 1100만원(8.0%) 늘어났다. 유 대표의 아버지인 유승필 명예회장도 경영자문역으로 미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업계 전반의 실적 부진으로 GC녹십자와 일동제약 등도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대표이사도 함께 연봉을 줄이는 등 함께 고통을 분담했다”라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오너 일가와 임원들이 솔선수범해야 회사의 미래도 있는 것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한편 유원상 대표는 유유제약을 창업한 고(故) 유특한 회장의 직계 손자로, 2020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고 있다. 고 유특한 회장은 유한양행을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동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