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직원’ 연봉 올려주려고? “가스요금 인상” 최연혜의 몰염치 [마포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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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직원’ 연봉 올려주려고? “가스요금 인상” 최연혜의 몰염치 [마포나루]
  • 최석영 탐사기획에디터
  • 승인 2024.05.3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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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직원 보수 또 올리고 구조조정 뒷전, 뼈 깎는 한전 자구노력과 대조
마약 반입 등 각종 비위행위까지 적발, ‘낙하산’ 최 사장 경영 능력 예견된 일
/사진=한국가스공사
/사진=한국가스공사

“극단적 상황을 막고자 모든 수단을 가동하고 있으나 자구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해 안정적 가스 공급을 위해서는 조속한 요금 인상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가스요금 인상의 불가피성을 설명한 말입니다. 최 사장은 “현재 미수금 규모는 전 직원이 30년간 무보수로 일해도 회수가 불가능해 마치 벼랑 끝에 선 심정”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습니다. 

미수금이란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가스를 공급한 뒤 원가와 공급가의 차액을 향후 받을 ‘외상값’으로 장부에 적어 놓은 것을 의미하는데 사실상의 영업손실이죠. 가스공사의 현재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13조5000억원에 달합니다. 가스공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했지만, 불가피하게 원가보다 싸게 가스를 공급하면서 심각한 재무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때문에 최 사장은 가스요금 인상을 위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백방으로 설득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가스공사 사장으로서 당연한 노력입니다.

그러나 최 사장의 이런 주장은 표리부동해 보입니다. 전 직원이 30년간 무보수로 일해도 미수금을 못 갚을 정도의 경영 위기라고 짚어놓고 정작 직원들의 보수는 지속적으로 높여 온 겁니다. 가스공사 직원들의 1인당 평균 연봉이 1억원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하면, 경영 위기 상황에서 요금 인상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최근 비슷한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전력이 희망퇴직까지 하면서 자구 노력을 펼치는 것과 대조됩니다.

31일 정부 부처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올해 1인당 평균 보수액(예산 책정액)은 9601만6000원으로 지난해 9558만7000원 대비 42만9000원 증가했습니다. 올해 보수는 경영 평가 성과급이 미반영된 것으로, 이를 포함하면 사실상 1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성과급은 1인당 401만원꼴로 지급됐습니다. 지난해 가스공사의 정규직 직원은 총 4101명입니다. 

게다가 가스공사 일부 직원들의 비위 행위도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인천LNG기지본부에 재직하던 직원이 국제우편을 통해 회사 기숙사로 마약을 반입하려다 세관과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인천LNG기지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보안 등급으로 관리되고 있는 ‘가’급 국가 중요 시설인 점을 감안하면 직원들의 기강에 꽤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터진 가스공사의 100% 자회사인 가스기술공사 조용돈 사장의 행위도 엽기적입니다. 동거녀와 해외 출장을 여섯 번 다니면서 사적 관광과 부당이득 제공, 1000만원의 공용물품 사적 사용 등의 비위가 적발돼 해임 처분된 것이죠. 

이런 일련의 사태에 최연혜 사장의 능력 부족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최 사장은 사장 후보 공모 때부터 산업부의 특혜를 받아 단일 후보자로 추천되었고, 신임 사장 채용 과정에서 제출한 직무수행 계획서가 사실상 가스공사의 홈페이지 소개 자료 등을 베꼈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문제를 지적한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언론에 “최 사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한국철도공사 사장을 지내며 공공기관장 경력은 있지만 에너지 분야와는 거리가 멀다”면서 “세계적 에너지 대란의 상황 속에서 에너지 공기업의 책임 경영과 혁신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기에 낙하산 인사로 국민들의 걱정이 깊어질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최근 총선 이전 정부의 눈치를 살피느라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 왔던 각종 물가들이 원재료비 상승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하나 둘 가격을 올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미 원가 압박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다는 게 각 업계의 설명입니다. 이에 편승해 가스공사도 13조5000억원의 미수금을 근거로 가스요금 현실화가 절실하다며 7월 인상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가스 요금을 언제까지 붙잡아 놓을 수 없는 상황도 이해합니다만, 가스공사 내부의 단도리와 뼈를 깎는 구조조정 등 고통 분담이 먼저 아닐까요. 우리 말에 염치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라는 뜻입니다. 가스공사의 사훈으로 ‘염치’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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