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이후 부쩍 컨디션 떨어진 반려묘, ‘이렇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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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이후 부쩍 컨디션 떨어진 반려묘, ‘이렇게’ 해주세요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4.09.1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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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은 꽤나 큰 후유증을 남긴다. 장거리 운전으로 목·허리에 통증이 생기기도 하고 명절 음식을 과식하다 소화기계에 무리가 발생하는 경우도 흔하다. 정신적인 문제도 못지않다. 평소와 달라진 생활 패턴에 피로감이 증폭되는 데다 여러 친인척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하다가 자칫 상처가 되는 말을 주고받을 수 있다.

명절 후유증은 함께 거주하는 반려동물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독립적인 본성을 가진 반려묘에게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문제는 스트레스로 인한 이상 행동을 안일하게 여기다 심각한 건강 문제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김준 동물행동치료 수의사(사진)와 함께 반려묘 보호자가 명절 전후 살펴야 할 사항들을 점검해 봤다.

Q. 명절 후 증후군이 반려묘에서도 나타날 수 있나?

반려묘도 명절 기간의 환경 변화와 일상(루틴) 붕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손님이 방문하면서 생기는 소음이나 평소와 다른 상황에 긴장 또는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이나 낯선 사람이 고양이와 접촉하려고 할 때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은 더 커진다.

고양이와 함께 이동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장시간 노출되는 외부 소음이나 이동 수단의 진동, 거주 공간의 변화를 자극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보호자가 반려묘를 두고 가는 때에도 애착대상의 부재에 따라 불안감이 증폭된다.

Q.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하는 이상 행동에는 어떤 것이 있나?

식습관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식욕이 과하게 증가하여 폭식을 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밥을 거의 먹지 않기도 한다. 평소보다 예민해져서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수도, 조용한 곳에 숨어 무기력하게 지낼 수도 있다. 몸이 상할 정도로 몸을 핥는 반려묘도 있다.

반려묘의 이상 행동이 보호자의 불편을 초래하기도 한다. 화장실이 아닌 곳에 소변을 보거나 스프레이 행동을 반복하는 식이다. 벽지나 가구를 긁어 놓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Q. 반려묘의 이상 행동을 교정할 필요가 있을까?

폭식으로 과다한 음식물이 들어오면 소화기관에 무리로 작용해 구토할 수 있다. 구토와 스트레스가 겹치면 췌장염을 야기하는 원인이 된다. 반대로 식사 거부가 오래 지속되면 지방간으로 이어져 응급 상황에 대한 위험이 커진다.

과도한 그루밍도 문제가 된다. 너무 많은 자극이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체내에 들어온 많은 털이 대변으로 배출되지 못할 땐 헤어볼로 인한 구토가 생긴다. 이 경우 구토하는 과정에서 위와 식도가 자극받는 것은 물론 장폐색 등 심각한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

한곳에 오래 숨어 있는 반려묘는 식사나 소변 등 일상 행동도 하지 않는다. 소변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방광염이나 하부요로계증후군을 초래한다. 장시간 방치되는 상황에서는 급성신부전 등 치명적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배변 실수, 스크래치 행동, 야간의 울음 등은 동거 가족에게 큰 스트레스를 준다. 수면 주기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반려묘의 이상 행동이 장기간 반복되면 보호자와 반려묘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Q. 반려묘의 명절 후 증후군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것을 신경 써야 하나?

방문객이 많은 집이거나 고양이가 낯선 사람과의 접촉을 꺼릴 땐 미리 반려묘를 위한 독립 공간을 마련한다. 외부인의 방문 며칠 전부터 식사와 화장실, 놀이 기구를 같이 두면 더욱 적응이 쉽다. 장거리 이동에 동행하는 경우는 최대한 시각적, 청각적 자극이 없도록 한다. 튼튼하고 편안한 캐리어에 시야를 가릴 수 있으면서 통풍이 원활한 천을 덮어준다. 겁이 많고 스트레스에 취약한 반려묘는 항불안제, 페로몬을 투여할 수도 있다.

명절 이후 1~2주는 반려묘의 행동을 세심히 관찰하는 것이 필수다. 반려묘는 힘들다는 의사 표현을 잘 하지 않는다. 때문에 움직임이 줄거나 식사량이 감소하는 등의 변화를 눈치채기 힘들다. 화장실 모래 청소 시 소변양이 줄지 않았는지 살피는 등 평소보다 관심을 기울여주는 것을 권한다. 평소에 좋아했던 장난감과 스크래쳐 등을 제공해 주는 것도 좋다.

Q. 심리 안정을 돕는 영양제를 급여하는 건 어떤가?

심리 안정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를 보충해 주면 변화하는 환경과 자극에 대한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다. 최근 트렌드로 부상한 마인드풀 펫케어의 주요 기능성 성분으로는 L-테아닌, L-트립토판, 락티움(알파에스1카제인, αS1-casein)이 있다. L­트립토판은 ‘행복 호르몬’이라 알려진 멜라토닌의 전구물질이고, L­테아닌은 긴장·불안 완화에 도움을 준다. 스트레스와 불안이 극심한 반려동물 28마리에게 8주간 락티움 포함 식단을 급여한 결과,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분비량이 줄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밖에 불안함과 초조함을 낮추는 발레리안추출분말, GABA 수용체를 늘려 진정 효과를 더한 시계꽃 추출분말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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