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 국가대표, 포스코의 ‘그린워싱 민낯’ [조수연의 그래픽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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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 국가대표, 포스코의 ‘그린워싱 민낯’ [조수연의 그래픽 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뉴스웰경제연구소장)
  • 승인 2024.07.15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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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브랜드 ‘그리닛’ 만들어 “국제 인증” 대대적 홍보
환경부 ‘그린워싱 가이드라인’ 위반 첫 적발, 시정 행정지도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포스코는 탄소 감축에 진심이며, 스스로 친환경 미래 소재 대표기업이라 주장한다. 포스코가 몸담은 철강 산업은 대표적인 탄소 배출 산업이므로 수십 년 동안에 이 산업에서 성장하며 어마어마한 탄소를 배출했을 것임이 틀림없는데도 말이다. 2020년 정부가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을 공표할 당시 포스코도 대표기업으로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2022년 포스코는 통합 마스터 브랜드 ‘그리닛’(Greenate)을 출범하며 대대적 홍보에 나섰다. 그리닛은 ‘그린(Green)이 되게 하다(-ate)’라는 합성 신조어이며, 녹색 지구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포스코의 의지라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자료 1. /출처=기후솔루션
자료 1. /출처=기후솔루션

이런 가운데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이 포스코의 홍보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자료를 발표해 주목된다. 기후솔루션은 포스코의 탄소중립 홍보가 지난해 10월 발표된 환경부의 ‘그린 워싱(Green washing)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며 지난해 12월 포스코를 그린 워싱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와 환경부에 신고했다. 그린 워싱은 탄소중립이 세계적인 관심거리가 되면서 기업이 친환경 기업으로 대중적 평판을 제고하기 위해 거짓 또는 과장하여 친환경 제품 또는 서비스를 공급하거나 지원한다고 광고나 홍보를 하는 것을 말한다. 환경부가 기후솔루션의 신고 내용을 조사하고 지난 6월 27일 시정하라는 행정지도를 포스코에 내린 사실을 기후솔루션이 확인하고 즉시 보도자료를 냈다.

자료 2. /출처=포스코
자료 2. /출처=포스코

포스코는 그리닛 관련한 탄소 저감 철강 브랜드인 ‘그리닛 스틸’과 그 하위 제품인 ‘그리닛 서티파이드 스틸’과 ‘그리닛 카본 리듀스드 스틸’ 브랜드를 선보였다. 포스코의 설명에 따르면 2022년 1~8월 탄소 배출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만 CO2 톤을 감축했고 국제 인증기관(DNV) 검증을 받았다. 이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사는 온실가스 회계처리에 및 보고에 관한 국제 가이드라인인 ‘GHG 프로토콜’ 에 따라 원재료 부문 탄소 배출량 저감을 인정받는다. 판매자도 수요자도 모두 탄소 배출 인정을 받는 ‘누이 좋고 매부도 좋은 방식’인데, 2021년 유럽에서 도입한 탄소 감축량 배분(Mass Balance) 방식을 활용한 제품을 생산 개시했다고 포스코는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기후솔루션은 그리닛 스틸 제품의 실제 탄소 저감 효과는 미미한데도 불구하고 포스코가 기후 대응과 환경 보호에 대한 역할을 과장해 홍보했다고 환경부에 신고했다. 환경부는 그린 워싱 가이드라인에 따라 검토한 결과, “그리닛 밸류체인을 홍보하고 있는 표현이 탄소 저감 부분에 대해 구체적이지 않고 포괄적인 표현을 사용해 오인 소지가 있다”며 포스코의 그리닛 광고와 홍보를 그린 워싱으로 판단한 것으로 기후솔루션은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자료 3. /출처=뉴스웰경제연구소, 조수연
자료 3. /출처=뉴스웰경제연구소, 조수연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의 총 온실가스배출량은 2018년 기준 727 MtCO2였다. 이 가운데 철강 산업은 13.8% 비중을 차지하고 포스코 한 기업이 국가 배출량의 10.8%를 차지한다. 따지고 보면 과거 포스코는 환경오염의 주범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단일기업으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도 중요한 감축 과제 대상이다. 포스코가 친환경 철강 제조 기술을 통해 그리닛하고 싶은 희망은 이해하지만, ‘그리닛 스틸’ 온실가스 감축량은 어림으로도 포스코 온실가스배출량의 극히 미미한 부분이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포스코 현실에 그리닛은 아직은 너무 멀어 신기루에 가깝다. 오랫동안 더티(dirty)한 오염 생산 주범 포스코가 그린 워싱이라도 하고 싶은 간절한 이유일 거다. 그러나 바람이 지나쳐 이장폐천(以掌蔽天),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우(愚)를 포스코는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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