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모르는 재무통’ 포스코이앤씨 전중선, 중대재해 처벌? [마포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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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모르는 재무통’ 포스코이앤씨 전중선, 중대재해 처벌? [마포나루]
  • 최석영 탐사기획에디터
  • 승인 2024.08.1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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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첫 2분기 영업이익 32.4% 성장했지만…
아파트 현장서 20대 일용직 감전사, 안전관리 ‘구멍’
/그래픽=뉴스웰. 자료사진=포스코이앤씨
/그래픽=뉴스웰, 자료사진=포스코이앤씨

잘 나갈 때 조심하라는 의미로 쓰이는 의미의 ‘호사다마’(好事多磨)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좋은 일에는 방해가 되는 일이 많이 생길 수 있으니 방심하지 말고 늘 경계하라”는 뜻입니다.

포스코이앤씨의 전중선 대표이사(사장)가 오는 22일 취임 6개월을 앞두고 받은 첫 성적표에서 반등에 성공하면서 어깨가 으쓱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최근 건설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최우선으로 강조하던 ‘안전 관리’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발표된 2분기 실적에서 매출 2조5880억, 영업이익 450억원을 올려 전분기 보다 각각 5.5, 32.4% 향상된 실적을 보였습니다.

이처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뛴 것은 계열사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포스코그룹이 2차전지 소재와 인프라 등 관련 투자를 늘린 덕분으로 계열사의 공사 신축공사를 맡아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보장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에서 발군의 역량을 보인 점도 눈에 띕니다. 포스코이앤씨는 6월까지 재개발 3건과 재건축 1건, 리모델링 2건 등 총 6건, 3조5525억원 규모의 사업을 따냈습니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4조5988억원)의 77%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이는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1조3274억원)과 노량진1구역 재개발(1조927억원) 등 1조원이 넘는 대형 사업을 수주한 덕분입니다.

그렇다고 전 사장이 무차별적인 사업 수주에 나선 것도 아닙니다. 철저한 사업성 분석을 통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는 모습인데요. 그가 취임한 직후 치열하게 전개되던 서울 강남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입찰을 포기한 결단은 유명합니다. 사업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과감하게 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은 것이죠.

포스코이앤씨는 하반기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더욱 강화해 더샵, 오티에르 등 자사 아파트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실적에선 이처럼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인 전중선호(號)의 뒷모습은 아름답지만은 않았습니다.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하면서 포스코이앤씨가 핵심 가치 가운데 첫 번째로 꼽는 ‘안전’ 관리에 실패한 모습입니다.

전 사장이 포스코홀딩스에서 대표이사까지 역임한 재무통인 만큼 실적 반등은 성공시켰지만, 당초 우려대로 건설 현장 관리엔 다소 취약한 모습을 보인 셈입니다.

고용노동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더샵 강동센트럴시티‘ 현장에서 20대의 일용직 노동자 김모씨가 감전으로 사망했습니다. 김씨는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장비(CPB)를 수동으로 조작하다가 사고를 당했는데, 관리자가 수칙대로 지시를 내렸더라면 꽃다운 20대 청춘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고 장비는 원칙적으로 지상 1층에서 리모컨으로 통제해야 하는데 당시 현장에선 리모컨이 고장나 최상층에서 수동으로 조작해야 했습니다. 김씨는 당시 지상 1층에 있던 관리자로부터 “리모컨이 고장났으니 34층에 있는 컨트롤 박스 전원을 수동으로 끄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건설업계 종사자들은 “고압 전류가 흐르는 컨트롤 박스는 장치를 잘 아는 전문가만 수동 조종하고 수동 조종 시에는 2인 1조로 작업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합니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의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포스코이앤씨는 한성희 전 대표 시절인 올해 1월에도 서초구 잠원동 포스코이앤씨 재건축 현장에서는 50대 하청 노동자가 철제 구조물에 부딪혀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전중선 사장은 취임사에서 “안전 최우선 포스코이앤씨, 건강한 포스코이앤씨, 솔직하고 정직한 포스코이앤씨, 소통을 잘하는 포스코이앤씨”를 강조했습니다. ‘안전 경영’을 맨 앞에 내세운 것입니다.

1994년 출범한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12월 1일로 창립 30주년을 맞습니다. 이에 회사 측은 그동안의 성장과 도전의 역사를 임직원들이 공유하고 향후 도약의 계기로 삼기 위한 ‘창립 30주년 성공스토리 앱’까지 운영하고 있죠.

건설회사엔 숙명처럼 현장 사고가 뒤따라 다닙니다. 그렇다고 모든 건설사에서 매번 현장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죠. 안전 시스템을 마련해 가동하고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막을 수 있는 사고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사상 최고 실적의 ‘창립 30주년’ 축포를 쏘아올리기 전에 ‘현장 안전’을 다시 한번 세심하게 살펴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호사다마’의 고언을 그냥 지나치지 말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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