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별 각자도생”… 미래에셋, 독립·전문경영인 체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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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별 각자도생”… 미래에셋, 독립·전문경영인 체제 강화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4.10.0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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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서울에서 열린 ‘2024 AIB 서울’에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가운데)이 아시아 금융인 최초 ‘올해의 국제 최고경영자상’을 수상했다. /사진=미래에셋그룹
지난 7월 서울에서 열린 ‘2024 AIB 서울’에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가운데)이 아시아 금융인 최초 ‘올해의 국제 최고경영자상’을 수상했다. /사진=미래에셋그룹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각자도생’을 추구하는 독립경영으로 글로벌 사업 환경 변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박현주 회장은 2021년 제23회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 경영자 대상을 수상한 뒤 “미래에셋은 지주사 체제로 갈 생각이 없다”라며 “각 계열사가 각자도생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어 “나쁜 상품은 미래에셋 상품이라도 팔아서는 안 된다”라며 “고객의 신뢰를 위반하면 존재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식들은 이사회에만 참여시켜 전문경영인과 함께 의사 결정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고수할 것”이라고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최근 세계적 권위를 가진 국제경영학회(AIB)는 미래에셋그룹을 세계적인 수준의 투자은행(IB)으로 발전시킨 리더십을 인정해 박 회장을 ‘올해의 국제 최고경영자상’(International Executive of the Year Award) 수상자로 선정했다. 아시아 금융인으로 처음이자, 한국인으로서는 1995년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 이후 두 번째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 계열사 각자의 경쟁력, 즉 ‘각자도생’을 추구하는 독립경영을 통해 그룹을 발전시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생명, 운용, 캐피탈, 컨설팅 등 계열사 지원 없는 각 사의 경쟁력으로 이익을 벌어들이는 형태가 궁극적인 목표다. 만약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품이 우수하지 않다면 미래에셋증권에서 판매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 지배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지주회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컨설팅을 중심으로 한 수직 구조로 계열사 서로 간에 출자하는 상호출자나 꼬리물기 방식의 순환출자가 없다.

지주사로의 전환 여부는 회사의 선택이며 만약 지주사로 전환하면 의사결정이 중복되고 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 이에 미래에셋은 독립 계열사 체제를 택해 각 계열사의 투명한 경영관리와 빠른 의사결정을 추구하고 있다. 또 운용사는 상품의 경쟁력을, 판매사는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로 각 계열사는 각자의 시스템으로 독립된 의사결정기구를 통해 고객과 주주가치를 우선에 둔 책임경영을 통해 글로벌 사업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미래에셋의 독립경영은 전문 경영인 체제를 통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박 회장은 그룹의 글로벌 전략가로 미래에셋 해외 비즈니스에 집중하며 2세 경영이 아닌 전문경영인 체계로 가겠다고 지속적으로 밝혀 온 바 있다.

상속세를 전액 납부한 후 지분은 자녀에게 상속하겠지만 경영 참여는 시키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다. 다만 주식 지분은 물려줘 이사회에서 중대한 경영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될 예정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체계적인 이사회 산하 위원회 운영 등을 통해 효율적인 시스템 경영과 지배구조 혁신의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사내이사 경영의 전횡을 막고, 오너가 직접 경영하는 대주주를 견제하기 위한 사외이사 제도의 취지를 살렸다. 상장사인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 사외이사는 대주주인 캐피탈과 자산운용 등이 추천한 인물로 구성하여 투명한 지배구조와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사외이사 선임은 전문성과 독립성 및 산업 경험 및 경력을 기준으로 주주총회 이사선임 의결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투자전문회사의 경영과 경영진 감독에 필요한 글로벌경영, 전략, 경제, 법률, 재무, 회계, IT·디지털 관련 분야에서 전문 지식을 보유한 자로 구성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캐피탈 등 비상장 금융회사도 이사회 구성 방식과 사외이사 선임 절차, 감사위원회와 내부 통제 시스템 운용 체계 등을 상장사에 준하는 수준으로 구축해 경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또한 금융지주회사법을 따르는 한국금융지주와 메리츠금융지주 등 지주사와 같이 삼성, 한화, 미래에셋, 현대차 등 7개 금융그룹은 금융복합기업집단 제도에 의해 당국의 엄격한 관리 감독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미래에셋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외 ESG 평가사로부터 업계 최고 등급을 유지하며 ‘다우존스 지속 가능 경영 월드 지수’에 12년 연속 선정됐다. 탄소공개프로젝트(CDP) 기후변화 대응 평가 리더십(A-) 대열에 진입하고 지난해 한국ESG기준원 종합 A등급, 올해 상반기 서스틴베스트 AA등급 획득 등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통 주식 수의 감소는 주당 가치가 높아지며 주가가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으므로 주주가치 제고가 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은 경쟁사 대비 총발행 주식 수 및 유통 주식 수가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소각을 중심으로 실질 유통 주식 수를 줄이는 것이 주주환원의 1차 목표로 판단하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단순한 수직적인 지배구조로 의사전달이 빠르고 명확해서 급격히 변화하는 투자 환경에 대응할 수 있고 글로벌 비즈니스에 적합한 구조”라며 “글로벌 전문가의 책임경영을 통해 앞으로도 경쟁력 있고 혁신적인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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