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대표, 이사회 결의 없이 회삿돈 11억 부당대여… 자신 소유 오피스텔까지 회사에 팔아
책임경영 강조하며 매입한 주식 갑자기 일부 처분하는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정황 등 지적
고 대표 “소수주주 추천 이사 후보에 기업사냥꾼 등 포함… 경영권 탈취 시도 우려” 호소
오는 13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OLED 소재 전문기업 이엠앤아이의 주식토론방이 연일 시끌시끌합니다. 고창훈 대표의 수상한 행보에 소수주주들이 경영진을 모두 해임하는 안건을 상정했고, 고 대표 측에선 이들이 내세운 새 이사진 후보들의 경력을 들추며 주가조작 세력과의 연계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소수주주인 신모씨 등 2인은 지난해 10월 고 대표의 횡령·배임 혐의를 주장하며, 고 대표와 이사진 전원에 대한 불신임과 법원에 새 이사진 구성을 위한 임시주총 소집 허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오는 13일 임시주총이 열리게 된 배경입니다.
소수주주 측이 주장하는 고 대표의 비상식적인 경영 행태는 주식토론방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공유되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주장과 공시 자료에 따르면 고 대표는 이사회 결의 없이 회삿돈 11억여원을 2년간 수차례 대여했습니다.
고 대표는 2023년과 지난해 6회에 걸쳐 자신의 급여와 퇴직금을 담보로 회삿돈 11억여원을 빌렸습니다. 차입 목적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기 회사 주식 취득이었습니다. 지난해 9월 말 공시에 따르면 일부 대출금을 상환했지만, 잔액이 9억3669만원 남아 있습니다.
문제는 회삿돈을 차입해서 주식을 매입했다면 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게 상식적일 텐데, 고 대표는 자신의 급여와 누적 퇴직금을 담보로 걸었다는 것입니다. 2023년 기준 이엠앤아이 등기임원의 평균 보수는 연간 1억137만원으로 공시돼 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거금의 회삿돈을 당겨 쓴 것인데, 대주주에 대한 금전적 대여의 경우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사항입니다. 하지만 고 대표는 단 한차례도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소액주주들은 이를 두고 이사진 모두가 ‘선관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전원 해임 안건을 임시주총에 상정한 것입니다.
고 대표는 회사로부터 빌린 자금으로 자사 지분을 늘린 뒤 지난해 말 일부 주식을 갑자기 장내 매도하면서 소액주주들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운 게 결국 사익 편취를 위한 수단이었냐는 지적이었습니다.
고 대표는 2023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 10일까지 이엠앤아이 주식 61만7000주를 매수했습니다. 회사에서 대출받은 11억여원을 이용해 순차적으로 장내 매수한 것입니다. 고 대표가 지난해 4, 5, 7월에 회삿돈을 빌렸음에도 주식 매입에 뜸을 들이자 당시 주식토론방에선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돌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고 대표는 지난해 12월 18일부터 24일까지 세차례에 걸쳐 갑자기 주식 21만주를 매도했습니다. 고 대표에 대해 주주들의 비난이 빗발쳤고 신뢰가 급격히 무너졌습니다. 고 대표가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우며 자사주를 매입해 왔고 앞으로도 주식 매수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던 터였기 때문입니다. 고 대표가 매입한 61만주의 평단가는 1246원이었지만, 장내 매도한 21만주의 평균 매도가는 1432원이었습니다. 이엠앤아이의 주가가 내리막을 타던 와중에 3000만원 이상의 차익을 남긴 셈입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선 평소 부진하던 이엠앤아이의 거래량이 고 대표가 장내 매도에 나서기 직전에 급증한 사실도 수상하게 여깁니다. 하루 거래량이 5만주 안팎에 불과하던 수준에서 고 대표가 매도하기 5일 전인 지난해 12월 13일 9만5185주로 늘더니 16일엔 50만3681주로 급증하며 주가도 급등했습니다. 한때 118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도 올라 고 대표는 21만주를 평단가 1432원에 매도할 수 있었습니다.
일각에선 고 대표가 주식을 장내 매도하려 해도 평소 거래량 수준에선 이를 소화할 주체가 없었을 텐데 매도에 성공한 것도 의아하게 여깁니다. 고 대표가 21만주 가운데 14만주를 하루 매도 물량으로 내놨는데 이를 받아간 주체가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통정거래 등 위법 가능성을 따져봐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돌았습니다.
또 하나 이엠앤아이 경영진 모두의 해임을 요구하는 소액주주들은 2023년 2월 고 대표가 자신 소유의 오피스텔을 회사가 매입하도록 해 배임 의혹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당시 이엠앤아이는 10억3645억원을 들여 오피스텔 여러 채를 매입했습니다. 고 대표가 보유한 성남 오피스텔도 7억315만원에 사들였습니다. 매입 명목은 투자부동산이었습니다. OLED 소재 전문기업이 갑자기 부동산 임대사업도 하게 된 것입니다. 이를 두고 소액주주들은 고 대표가 회삿돈을 이용해 자신 소유의 오피스텔을 떠넘겨 이득을 본 게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회사에 필요하지도 않은(회사 소재지는 안산, 오피스텔은 성남 소재) 오피스텔을 회사에 넘기면서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사실도 지적합니다.
한편 고 대표는 자신의 명의로 임시주총 소수주주 측 이사 후보자에 대한 우려를 담은 주주서한을 지난달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했습니다. 소수주주들이 제안한 일부 이사 후보자들의 과거 경력에 2년 전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싸이월드제트의 대표이사와 CFO, 2018년 상장폐지된 씨그널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사냥꾼이나 주가조작 세력과 얽혀 언론에 오르내리기도 한 세력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닐지 우려된다는 입장을 담았습니다.
고 대표는 “이들은 2년 전에도 경영권 분쟁을 야기해 회사의 영업이익 저하에 영향을 끼친 바 있다”며 “또 다시 분쟁을 일으켜 회사의 손실을 초래하고, 회사 경영권을 탈취하고자 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임시주총을 소집한 신씨 등 2인의 지분은 5%에 못 미치는 상태입니다. 이엠앤아이는 고 대표가 지배하는 디에스피코퍼레이션이 지분 25.82%를 보유한 것을 비롯해 고 대표 측 우호지분이 27%를 넘습니다. 지금까지 소수주주 측으로부터 나온 지분 매집 공시는 없었습니다. 다른 소수주주들의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는 공시가 지난달 말 나온 것을 고려하면 만만치 않은 소수주주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돼 임시주총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