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호주법인이 한국인을 상대로 저임금 인턴십 프로그램을 불법 운용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호주 매체 <채널뉴스>에 따르면 LG전자 호주법인이 한국인 인턴들을 직원 명부에 올리지 않은 채 하루 최대 8시간씩 일을 시키면서 수당만 월 1000달러(한화 약 140만원)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인턴 근로자가 정규 교육이나 훈련 이외의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경우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하며 법적 근로자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규정한 호주 공정근로법에 반하는 행위다.
채널뉴스는 회사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영어를 거의 또는 전혀 할 줄 모르는 한국인 인턴 대다수가 회사의 급여명부에 올라있지 않은 채로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인턴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LG전자 협력사인 IMG Worldwide를 통해 수당을 받고 있는데, 인턴이 받는 월 1000달러는 호주 시드니에서 월세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라고 이 매체는 평가했다.
IMG Worldwide는 LG전자 인턴십 프로그램에 대해 자사 홈페이지에 "이러한 프로그램은 개인이 LG 팀으로부터 배우고 비즈니스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인턴의 근무시간 안내나 무급 인턴 배치에 대한 호주의 법적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공인 교육과정에 등록했다는 표시는 어디에도 없으며, 소식통에 따르면 LG전자의 호주 인턴십 프로그램은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고 <채널뉴스>는 지적했다.
인턴십 프로그램의 범위 등에 대한 <채널뉴스>의 질문에 LG전자는 이 한국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도시 중 하나인 시드니에서 어떻게 그렇게 낮은 수당으로 살아남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현지 사무소에는 호주인 인턴은 없으며, LG전자 전직 고위 임원은 "이 인턴들이 얻는 유일한 호주 문화는 팀탐스(Tim Tams) 과자 한 봉지와 모닝 티가 전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널뉴스>에 따르면 LG전자 임원은 삼성도 현지에서 인턴을 고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삼성전자 대변인은 "호주에서 삼성은 인턴을 고용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앞서 LG전자 호주법인은 직장 내 괴롭힘, 호주인 차별, 부당해고 등으로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LG전자 호주법인에서 인사담당 이사로 근무하다 지난해 해고된 아만다 잭슨은 임상무 당시 대표이사가 자신에게 부당한 업무를 지시하고 차별대우를 했다며 호주 연방법원에 공정근로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잭슨은 고소장에서 LG전자가 호주 직원을 차별하는 직장 문화를 조성해 문제를 제기하자 보복성 인사 조치로 자신을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잭슨은 한국인 제품담당 디렉터가 무단으로 고용 추천서를 발급한 사건을 다루기 위해 소집한 회의를 임 전 대표가 취소시켜 사건을 무마했으며, 이를 문제 삼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신을 배제하고 직무와 무관한 업무를 과하게 시키는 등 괴롭힘과 차별을 받았다고 밝혔다.
일련의 사건이 빚은 논란으로 LG전자 호주법인은 인턴십 프로그램을 포함한 인사관리, 현지 기업문화 개선 등의 과제를 안게 됐다.
한편, LG전자 관계자는 이 같은 사실에 대해 "해당 프로그램은 해외 근무 경험을 원하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회를 제공하는 직업체험 프로그램"이라며 "IMG 및 한국 대학과 협력해 10년 넘게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지원도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또한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한 모든 학생들은 호주고용법과 업계 표준을 준수한 상태에서 진행하고 있고, 수당 역시 호주 규정에 따라 지급한다"라며 "인턴 프로그램 시작 전 근무시간·페이·세금·근무방식 등에 대한 전반을 다루는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해 해당 내용을 충분히 고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