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째 강세장’ 코리아 증시, 이번엔 ‘외인 ATM’ 아니다? [오인경의 그·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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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째 강세장’ 코리아 증시, 이번엔 ‘외인 ATM’ 아니다? [오인경의 그·말·이]
  • 오인경 후마니타스 이코노미스트
  • 승인 2025.10.14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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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하는 증시, 방황하는 개인투자자들(상)
반도체 급등에 외국인 순매수 전환…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국장 복귀’ 정책 뒷받침돼야
/일러스트=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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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증시가 지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새로운 기록들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교착 상태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인공지능 분야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확산하면서 외국인들의 폭발적인 매수세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폭등 장세를 연출한 적이 있지만, 코스피 지수가 신고가를 경신하는 국면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경우는 흔치 않다. 외국인 순매수 톱10 기록만 보더라도 그렇다. 이번을 제외하면 외국인이 대량으로 순매수한 날 평균 코스피 지수(2779.73P)는 순매도 톱10을 기록한 날의 평균 지수(2890.35P)보다 낮기 때문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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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순매수·순매도 기록을 보면 외국인이 대량으로 순매수·순매도한 날은 대부분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일어났다. 지난해 초부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다양한 개선책들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한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가 작아지기를 반복했던 데다가, 비상계엄에 뒤따른 정치적인 격변과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함께 관세 전쟁이 크나큰 변수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러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한국 증시는 어쨌든 전 세계에서도 가장 강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여전히 진행 중인 데다가 지난해 여름 이후로 급격히 식어버린 반도체 업종마저 최근 들어 유례없는 낙관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상승장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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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는 크게 보면 1980년대 이후 일곱 번째 강세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모양새다. 한국 증시는 예전부터 유독 외국인 자본에 쉽게 휘둘리는 경향이 강했다. 오죽하면 'ATM'(현금자동지급기)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었겠는가. 게다가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 보유 금액만 하더라도 어느새 1000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 그럼에도 외국 금융자본에 맞서 한국 증시를 지탱해야 할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기반은 나날이 허약해지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 공모든 사모든 펀드 시장이 갈수록 위축된 데다가, 개인투자자들마저 국내 주식을 연일 대량으로 매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 도표와 차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융위기 등 특별한 이벤트가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체로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비중이 30%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압축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증시가 강하게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외국인들의 주식 보유 규모도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구성하는 반도체, 조선, 방산, 금융, 지주사 등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분율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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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부터 올해 봄까지 9개월 연속으로 끈질기게 한국 주식을 내다 팔던 외국인들은 이번 반도체 업종 급등의 영향으로 단 하루 만에 2025년 연간 기준으로도 마침내 순매수로 전환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과연 한국 증시에 얼마만큼 추가로 자금을 쏟아 넣을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같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한국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주체별 최근 3년 동안의 매매 동향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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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최근 들어 한국 증시를 떠받쳐 온 투자자들이라고 해봐야 금융투자와 외국인을 제외하면 뚜렷한 매수 주체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장기간의 국내 증시 침체로 인해 서학 개미로 변신할 기회만 찾고 있는 개인, 끊임없이 쪼그라들기만 하는 사모펀드가 한국 주식을 가장 적극적으로 매도하는 주체들이다. 금융투자와 외국인을 제외하고 나면, 연기금과 기타법인(주로 자사주 매입)이 3년 가까운 기간에 각각 5조원대의 주식을 매수했을 뿐이다. 투자주체별로 2023년 이후 월별 매매 동향을 누적 차트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최근 2년 9개월 동안 핵심 매수 주체는 단연 금융투자다. 금융투자는 주로 증권회사에서 상품계정으로 주식을 사고팔 때 분류되는 투자주체다. 2023년 이후 올해 9월까지 금융 투자에서 순매수한 규모는 무려 31조원이 넘는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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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무려 9개월 연속으로 한국 주식을 내다 팔았다. 해당 기간의 순매도 규모만 39조8718억원에 달한다. 이어 올해 5월 이후 이번 달 2일까지 되사들인 규모는 19조9582억 원에 이른다. 2024년 7월에 순매수했던 규모만큼 되사들인다고 단순하게 가정하더라도 외국인의 향후 매수 여력은 대략 19조9137억원에 이르는 셈이다. 당분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강도가 만만치 않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한국 증시가 향후 4000P를 넘어 대망의 5000P 고지 위로 올라서기 위해서라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추가적인 자금 유입은 필수적이라 판단된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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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이후로 연기금은 침체된 한국 증시에 구원투수로 등장하여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날이 갈수록 거대한 덩치로 불어나고 있는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향후 얼마만큼 확대할 수 있는지 혹은 축소하는지는 중요한 변수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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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법인은 주로 상장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할 때 분류되는 투자주체다. 지난해 8월 이후 꾸준히 매수 규모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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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은 이번 신고가 랠리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최근의 폭발적인 상승세에서도 결코 만족스러운 투자 수익을 거두지 못했던 개인투자자들은 여차하면 서학 개미로 변신하려는 욕구를 좀처럼 억누르지 못하는 듯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부 정책조차 개미투자자들에게는 별로 소용이 없어 보인다. 개인투자자들의 추가적인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실효성 있는 개선책이 시급하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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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는 개인투자자 다음으로 한국 주식을 적극적으로 내다 파는 주체이다. 문재인정부 시절에 불거진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인해 사모펀드는 그야말로  고사 단계다. 온갖 규제들로 꽁꽁 묶이는 바람에 신규 펀드 설정조차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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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 또한 공모 펀드가 급격히 위축되는 바람에 갈수록 운용자산 규모가 쪼그라드는 모양새다. 펀드의 투자 성과가 시장수익률에 미치지 못한 세월이 너무나 길었을 뿐만 아니라,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들이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이 대거 직접 투자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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