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3370만명의 고객 정보를 유출하고도 상당 기간 이를 몰랐다는 사실이 반복해서 언론에 노출되고 있다. 쿠팡은 온라인 쇼핑과 로켓배송을 결합하는, 이전에는 불가능할 거라는 사업 모델을 성공해서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까지 유통시장의 절대 강자 위치에 올랐다. 따라서 쿠팡의 시장 지배력이 약화하기를 기대하는 경쟁자가 많을 것이다. 또한 쿠팡은 나스닥이라는 해외에서 상장한 기업이며, 지배주주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미국 국적자라는 점도 국민정서상 반감 격화에 톡톡히 한몫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번 돈을 해외로 유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불공정에 대한 거부감 때문일 것이다.
이 같은 쿠팡의 상황이 더 악화할 거라는 추정은 또 다른 데에서도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최근 쿠팡 퇴직금 불기소 사건에 대한 상설 특검이 수사를 개시하는 등 정경유착 비리에 대한 국민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쿠팡이 정부가 홍보하는 사전 보안 인증을 받았음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졌는데 관련 부처의 책임은 거론하지 않고 쿠팡의 정보보호 실패만 강조하고 있어서 필자는 의아하다. 즉,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ISMS-P(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 체계 인증) 제도를 2018년부터 운영하는데, 과학기술정통부, 개인정보보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 금융보안원,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개인정보보호협회, 차세대정오보안인증원 등 무려 8개 기관이 정밀한 심사와 인증에 참여하고 있다. 어쩌면 다수 정부 기관이 관련되어 있어 쿠팡 측 보안 실패를 중심으로 여론을 형성하려는 압력이 클 수밖에 없다는 의심마저 든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쿠팡은 2021년과 지난해 보안 인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럼에도 거의 모든 고객 정보가 털렸다. 이러한 부실한 보안 시스템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보안 관련 당국은 ISMS-P라는 국가 인증을 버젓이 내줬다. 여기에 쿠팡 유출 사고 이후 보안 당국들의 행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자신들이 내어 준 보안 인증의 어떠한 점이 미비해서 사고가 발생했는지는 말이 없고, 기가 막히게도 이러한 허점투성이 보안 인증을 의무적 제도로 확대하겠다고 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정부가 법적으로 상시 감독을 하는 기관이나 기업에 문제가 발생하면 정부의 책임은 사라지고, 대부분 해당 기관이나 기업의 일탈을 부각하고 징계와 제재를 가한다. 허울뿐인 정부 보안 감시 감독 능력이 ‘인증’ 쇼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정부는 감독 책임은 지지 않고 민간 기업만 닦달하는 양태가 목격되는 점이 아쉽다.
이번 쿠팡 개인정보 유출은 엉뚱한 곳에서도 근심거리를 낳고 있다. 다름 아니라 얼마 전까지 최대의 히트 상품 대접을 받던 ‘쿠팡와우 국민카드’ 얘기다. 쿠팡와우 회원이 전용 국민카드를 발급하고 쿠팡에서 구매를 하면 4%의 포인트 적립을 해 주는 카드다. 이 카드는 2023년 10월 출시해 올해 9월 말까지 200만장(최근까지 230만장) 발매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명성과는 달리 KB국민카드에 쿠팡와우 카드의 실속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KB국민카드의 2023년 3분기 말 신용카드 회원 수는 1191만명이었고 올해 3분기 말에는 1281만5000명으로, 쿠팡와우 전용 카드 출시 이후 약 90만5000명의 회원이 늘었다. 올해 9월 말까지 쿠팡와우 카드를 200만명에게 발매했으니 순수한 신용카드 회원은 약 110만명 줄었다고 추산할 수 있다. 9월 말 기준 전체의 15.6%를 차지한 쿠팡와우 카드가 신용카드 회원 수 유지에는 크게 이바지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쿠팡와우 카드의 수익 기여는 KB국민카드의 기대를 충족했는지는 알 수 없다.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분기 평균을 비교해 보자. 쿠팡와우 카드 출시 이후 분기 평균 손익은 출시 이전 평균 4909억원에서 2023년 4분기에 5437억, 지난 한해 분기 평균 5664억원으로 증가했다. 해당 기간 포인트가 포함된 기타 영업비용 증가로 경영에 부정적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달리 대출채권 매각손의 급증이 원인이다. 따라서 자료 4처럼 비용을 차감한 순이익 증가는 상당 부분 카드 비용의 감소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올해에는 카드 비용이 더욱 감소했는데도 수익도 감소해 순이익 증가가 한풀 꺾였다.
가뜩이나 쿠팡와우 카드의 수익성도 의문인데, 쿠팡에 대한 국내 및 해외 집단소송이 이어지는 등 여론이 악화함에 따라 쿠팡와우 회원 탈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연히 쿠팡와우 KB국민카드의 해지가 늘거나 카드 이용 금액이 쪼그라들 것으로 추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