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공매도 유형은 주가가 급등한 이후 공매도 세력의 공격적인 공매도로 인해 주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조정을 겪는 경우다. 이 유형으로 분류될 만한 종목들은 예상보다 그리 많지는 않다. 뛰어난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에 급등했던 삼양식품과 산일전기 등이 대표적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10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공매도 잔액이 거의 없었던 종목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미국향 라면 수출 데이터에서 일시적인 감소세가 나타나면서 공매도 세력이 갑자기 거센 공세를 퍼붓는 듯한 모양새다. 공매도 잔액 순위가 어느새 17위까지 올라설 만큼 공매도 규모가 점점 더 활개를 치는 형국이다.
K-뷰티를 대표하는 화장품 종목인 코스맥스도 지난해 여름 이후로 공매도 잔액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주가 또한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봄 이후로 공매도 세력의 집요한 공세에 시달린 끝에 최근의 폭등 장세에서 완전히 배제된 경우다. 산일전기는 가파른 실적 증가세 덕분에 주가가 초강세를 보여왔던 종목이다. 급증한 공매도 공세가 주가의 발목을 잡은 모습이다.
마지막 유형은 '숏커버가 진행 중인 유형'이다. 이 유형에 속하는 종목들은 시가총액도 매우 클 뿐 아니라,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종목군들이 유난히 많이 포진해 있어서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 종목군에서 광범위한 숏커버가 활발하게 진행된다면 코스피는 다시 한번 더 크게 도약할 모멘텀을 얻을 공산이 크다. 또한 오래도록 공매도 공세에 시달려온 다양한 종목들이 공매도의 족쇄에서 대거 풀려날 가능성도 많다.
한미반도체는 최근 증시에서 많은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 종목이다. 지난해 한때 공매도 세력으로부터 극심한 시달림을 겪으면서 주가가 크나큰 부침을 겪었지만, 반도체 종목들이 대거 주도주로 급부상하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이 허겁지겁 숏커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공매도 투자자들의 평균 공매도 단가는 10만원 전후로 추정되는데, 한때 주가가 20만원을 넘어서면서 초대형 상환 손실이 현실화되는 게 아닐까 하는 기대감이 일기도 했다.
셀트리온이야말로 오래 전부터 '원조 공매도 피해주'였다. 지난해 3월 31일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공매도 잔액은 한때 497만주까지 증가한 적도 있었지만 최근의 주가 상승세 때문에 공매도 청산이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한화오션은 마치 공매도 잔액을 연료 삼아 주가 상승 에너지가 더욱 강화되는 형세다. 주가가 상승할 때마다 공매도 세력들은 지속적으로 상환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HD현대중공업은 이미 한차례 공매도 잔액이 대폭 줄어든 바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예상 밖으로 공매도 잔액이 수북이 쌓여 있다. 소형 원자로에 대한 관심이 부각될 때마다 주가는 추가적인 상승 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큰 만큼 공매도 잔액도 점진적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은 최근에 강력한 주가 상승으로 공매도 세력들이 몹시 당황한 끝에 숏커버가 빠르게 진행 중인 대표적인 종목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주가 상승세가 너무나 가파르기 때문에 공매도 청산 압박이 매우 큰 상황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오테크닉스는 코스닥 종목이지만 오랫동안 공매도 잔액 수준이 꽤 높았던 만큼 주가 부침이 꽤나 길었던 종목이다. 반도체 업종이 한국 증시의 핵심 업종으로 급부상하면서 공매도 상환 압박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주식시장에서 한번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면 그 흐름을 모방하는 속도는 놀랍도록 빠르다. 모방은 모방을 낳고, 패턴은 패턴을 낳기 마련이다. 한국 증시에 공매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역사상 처음으로 공매도 세력이 굴복하는 흐름이 갑자기 나타났다. 주가지수가 5천 포인트에 점점 가까이 다가서면서 다양한 변수들이 한국 증시를 더욱 세차게 밀어올리는 형국이다. 연초부터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공매도 청산 흐름이 오랫동안 공매도로 고통받았던 투자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달콤한 보상으로 연결되기를 학수고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