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냉철해진 공매도 세력, ‘K-증시’ 꽁꽁 얼릴까 [오인경의 그·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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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냉철해진 공매도 세력, ‘K-증시’ 꽁꽁 얼릴까 [오인경의 그·말·이]
  • 오인경 후마니타스 이코노미스트
  • 승인 2026.05.1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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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투톱 뒤에 숨어 호시탐탐 ‘하락 사냥’… 불안 먹고 자라는 ‘신용융자 방아쇠’ 우려
/일러스트=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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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 질주하던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지난 주말 급격한 조정을 받았다. 코스피가 대망의 8000포인트를 돌파하자마자 곧바로 뜬금없는 급락세가 나타나면서 수많은 투자자가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이번 조정이 대세 상승을 마무리하는 강력한 신호탄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역대급 매도 공세를 지속하는 등 '고점 징후'가 너무 많아 불안감이 갈수록 고조하고 있다.

/자료=대신CY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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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달아오르고 주가가 힘찬 상승의 나래짓을 계속 펼치는 동안에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들도 함께 늘어난다. 대표적인 수치가 공매도 잔액과 신용융자 규모다. 주가가 급등할수록 기업의 가치에 비해 주가가 앞장서서 내달리는 건 지극히 당연한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시중 유동성은 언제나 수익을 좇아 재빨리 움직이기 마련이고, 한국 증시는 개장 이래 최대의 활황장을 구가하는 중이다. 온갖 성격의 자금들이 증시로 마구 쏟아져 들어오는 형국이니 주가에 거품이 끼지 않을 수 없다. 주가에 버블이 형성되면 웅크리던 공매도 세력들도 함께 날뛰기 마련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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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증시 상승 국면에서 공매도 잔액 변화를 살펴보면 특이한 점이 발견된다. 터무니없이 낮은 주가 수준에서 공매도가 지나치게 일찍 급팽창한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31일에 공매도가 재개된 시점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증시의 시가총액은 2378조원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7개월도 지나지 않아 시가총액은 이미 3783조원까지 급팽창했다. 시가총액이 59.1% 증가하는 동안에 공매도 잔액은 얼마나 불어났을까? 놀랍게도 공매도 규모는 5조7089억원에서 18조7379억원으로 무려 228.2%나 급팽창했다. 우리 증시의 체력을 너무 얕잡아보고 지나치게 낮은 주가 수준에서 터무니없을 만큼 과감하게 공매도를 늘려온 게 틀림없다. 그러나 대한민국 증시가 반도체 투톱을 앞세워 무서운 질주를 계속하자, 마침내 공매도 세력은 더 이상 공격적인 공매도를 자제하면서 좀 더 조심스럽게 공매도를 확대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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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하순 18조7379억원이던 공매도 잔액은 최근 시가총액이 7200조원을 넘을 때까지 매우 조심스럽게 증가하는 흐름을 보여 왔다. 시가총액이 무려 89.4% 증가하는 동안에도 공매도 잔액은 52.5% 증가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18조7379억원 → 28조5818억원). 5월 초순 한때 29조원을 넘어섰던 공매도 잔액은 최근 증시 급등락과 함께 팽창과 수축을 거듭하는 중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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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 생각해 보면, 이번 대세 상승장에서 가장 큰 고통을 느낀 투자자들은 FOMO(Fear Of Missing Out, 소외 공포) 때문에 뒤늦게 증시에 뛰어들었다가 날벼락 같은 급락세를 겪고 있는 투자자들이 아닐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너무 일찍 증시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도 넘쳐나고, 수십조원이나 되는 주식을 굳이 타인으로부터 빌려 와 팔아치운 공매도 세력도 널려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증시에 상장된 종목 가운데 공매도 잔액이 1억원 이상인 종목은 무려 1888종목에 이른다. 이 가운데 공매도 잔액이 500억원 이상인 종목만 하더라도 무려 87종목에 이른다. 이들 87종목의 공매도 장부금액은 15조7070억원에 이르며, 시장 전체 공매도 잔액의 77.8%를 차지한다. 문제는 대규모 공매도 잔액이 쌓인 종목들 대부분이 '엄청난 평가손실'을 떠안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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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잔액 상위 20개사의 종목별 공매도 잔액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현재 상승세를 주도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제외한다손 치더라도 대한민국 증시를 이끌고 있는 간판 주식들 가운데 상당수가 대규모 공매도 잔액을 보유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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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평가손실 상위 20개사를 살펴보면 몇몇 종목은 시가총액 규모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지나치게 과도한 공매도 평가손실을 떠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미반도체와 미래에셋증권이 대표적이다. 통상적인 수준에서 한참이나 벗어나는 극단적인 공매도 공세가 얼마만큼 파괴적인 손실을 초래하는지는 추후에 자세히 다뤄볼 예정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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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8조원을 넘나드는 공매도 잔액 말고도 대한민국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소는 급팽창한 신용융자 규모다. 대한민국 증시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기록적인 '신용 잔액 청산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유난히 취약한 모습을 보여온 것도 신용 잔액 변동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단기간에 14조9290억원이나 줄어들었던 12·3 비상계엄 조치 당시만 하더라도 KOSPI가 20.6% 하락하는 동안 신용융자 규모는 무려 40.8%나 급감했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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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신용융자 규모는 35조5451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직전 저점은 무려 1년 6개월쯤 전에 기록했던 14조9290억원이었다. 신용융자 규모가 무려 20조원 이상 급팽창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반대매매를 동반하는 신용융자 청산은 발생하지 않았다. 137조원이 넘는 고객예탁금에 비해 신용융자 규모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일부의 의견도 있지만, 예전과는 비교조차 하기 어려운 공매도 잔액과 신용융자 규모는 불안한 증시에 도사린 또 하나의 복병임에는 틀림없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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