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귀족’ 삼성전자 DS노조의 최악 민폐는 ‘일자리 종말’?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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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귀족’ 삼성전자 DS노조의 최악 민폐는 ‘일자리 종말’?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뉴스웰경제연구소장)
  • 승인 2026.05.2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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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도 못하는 로봇 자동화 앞당길 빌미 제공… 1인당 6억 성과급, 일반소득 과세도 ‘불공정’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특별성과급의 의미와 미래.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특별성과급의 의미와 미래.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이 사측과 ‘2026년 임금협약 잠정 합의안’을 체결하고 찬반투표를 거쳐 지난 27일 최종 확정했다. 삼성 경영진과 노조, 정부가 인정할지 모르겠으나 이번 합의안이 체결된 이날은 후대 경제사가(經濟史家)에게 자본주의 역사상 의미 있는 날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고 필자는 평가한다.

자료 1. /출처=전국삼성노조 게시 자료 요약
자료 1. /출처=전국삼성노조 게시 자료 요약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의 투표 결과, 투표율 95.5%에 찬성 73.7%(4만6142명)로 합의안은 최종 가결됐다. 공동교섭단에서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부문 직원이 5만7332명으로 87.4%를 차지하고 있어 합의안은 투표 전에 이미 가결이나 다름 없었다. 자료 1은 노조가 게시한 잠정 합의안을 정리한 것인데, 그 내용은 종래 관습적으로 해오던 임금인상·단체협약 개선 내용이 밑반찬처럼 깔려 있으나 핵심은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DS 직원만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특별 성과급이다. DS 소속 공동교섭대표는 애초 15%를 주장했으나 10.5%로 대폭 양보해 극적(?) 타협이 이루어졌다고 알려진다. 앞서 영업이익 15% 카드는 필자가 보기에는 협상 전략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로 DS 직원은 기존 성과급과 함께 1인당 6억원가량의 성과급을 받게 된다. 이는 합의안 요약에서 보는 것처럼 임금인상과는 별도다.

자료 2. /출처=전국삼성노조
자료 2. /출처=전국삼성노조

6억원이면 내로라하는 상장기업에서 30년 전후 기간을 죽어라 일하고 정년퇴직을 해도 받기 쉽지 않은 금액이다. DS 직원은 이 금액을 한해 성과급으로 받으니, 주변에서 보내는 비판과 원망 등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충분했을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특별 성과급은 올해부터 2035년까지 10년간 지속되는데, 최초 3년간은 영업이익이 200조원, 이후 7년간은 100조원 달성 시 지급하기로 해 앞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해도 DS 직원은 특별성과급은 챙길 수 있다. 단순하게 2년 차부터 영업이익이 줄어 연 1억원씩 특별성과급을 받아도 10년 동안 누적해서 15억~20억원은 받을 것이 확실시된다. 이는 단지 성과급만이고 이외에 이전 임금과 퇴직금 등은 별도다. 이쯤 되면 이들에게 노동자라는 이름이 어울리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대한민국 노동법에서 보호해야 하는지도 의구심이 든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사실상 DS 대표 노조이므로 이하 DS 노조)은 노동법을 이용해 합법적인 노동쟁의 절차를 진행하며 파업으로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으면 삼성전자가 막대한 손실을 볼 것이라고 경영진을 몰아세웠다고 한다. 삼성전자가 한국 경제는 물론 AI의 글로벌 체인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는 강점이자 약점을 DS 노조는 잘 알고 있고, 전무후무한 특별성과급 쟁취 작전에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파업으로 인한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차질은 세계적 AI 생태계에 치명적 타격을 줄 것이고, 안정적 공급처의 신뢰 상실로 삼성전자는 공급망에서 배제되어 항구적 위기에 처할 것이다. 이는 한국 경제에도 막대한 수출 감축과 성장 제약을 가져오고 AI를 기반으로 국가 산업을 발전시킨다는 이재명정부 공약도 망칠 것임이 틀림없다. 역사상 처음 한국 주식 할인 요인(코리아 디스카운트)을 타개하고 주가 지수 8000포인트를 넘어선 유가증권 시장의 붕괴는 말할 것도 없다. ‘특별성과급’을 목표로 자신들의 노동법을 이용한 ‘합법적’ 노동 파업이 가져올 여파가 삼성전자는 물론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을 붕괴시키고, 세계 AI 공급망 혼란을 초래해 ‘한국’이라는 브랜드가 극단적 이기주의의 상징이 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음에도 놀랍게도 삼성전자 DS 직원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특히 이번 삼성 DS 노조의 노동운동은 과거 노동현장에서 보던 것과 아주 결이 다르다. 역사적으로 노동 투쟁의 목적은,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1848년 공산당 선언에서 규정한 자신의 노동이 창출한 가치를 착취당한 노동자가 현대 자본가 계급에 정당한 몫을 되찾는 데 있었다. 이 과정에서 소수 노동자가 연대하여 ‘계급’으로 발전하고, 노동 계급이 생산수단을 독점한 자본가가 지배하는 자본주의적 생산관계를 혁명으로 변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노동 투쟁 개념이 시대적 상황에 따라 변화하며,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서방 각국을 중심으로 ‘노동’을 보호하는 법 제도를 발전시켰다. 이로써 노동자는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교섭, 노동쟁의 관련 권한을 보장받고 제도적으로 그들의 취약한 ‘노동’을 보호받았다. 그러나 이번 DS 노조의 임금 교섭과 쟁의 행동은 ‘노동의 보호’라기보다는, 기업은 물론 사회의 위기를 볼모로 한 ‘부의 쟁탈전’이었다. 이 과정에서 노동운동의 연대와 계급화 특성을 벗어나 DS 직원만의 이익을 위한 소수 노동운동으로 전체 삼성 노조 운동을 활용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노동자가 연대할 것이라는 마르크스의 예언은 완전히 깼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한편, 이세돌 바둑 고수가 AI에 패배한 이후 바둑업계는 대국마다 AI가 훈수하는 진풍경이 현실이 됐다. 노동계도 AI가 노동을 대체해 노동 현장에서 사람 그림자가 사라지고 실업을 양산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번 삼성 DS 노조의 행태에서 새로운 AI의 영향이 목격됐다. AI 공급망 변화로 인한 기업의 이익 차별화가 노동운동의 극적 변화를 불러왔다. 즉, AI가 초래한 극단적인 기업가 사이의 부의 집중과 격차로 삼성전자 노동자 간 분절(分節), 또는 노-노 갈등이 나타났다. 부가 집중된 기업 또는 해당 부문의 노동자는 형식적으로 적법한 노동운동을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부의 분배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자본가와 유대를 강화하고, 저(低)부가가치 노동자와 절연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어쩌면 삼성 DS 노조의 특별성과급 쟁취 운동을 계기로 세계 최초로 ‘노동귀족(labor Aristocracy)’이 한국 경제에서 출현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다.

삼성 DS 노조가 노동귀족이 되려고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필자가 알기에 역사적 현상은 의도하지 않은 가운데 지진과 화산 분출과 같은 돌발적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지진과 화산 분출은 인간이 관찰할 기회가 없었을 뿐이지, 지표 아래에서 오랫동안 에너지를 누적해 왔다. 이와 유사하게 IMF 위기 등 반복한 경제 위기와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 등으로 청년층의 강화된 부의 욕구, 경제적 양극화로 한국 사회의 약해진 공동체 가치관과 이기주의적 경향 등등 속에서 DS 노조 직원에게 찾아온 부의 획득 기회가 그들에게 불가피하고 본능적으로 ‘노동귀족’의 길을 선택하도록 했을 수 있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한편, 삼성 DS 노조가 고액 특별성과급을 받으면 소득세법에 따라 42%의 누진 차등 세율을 적용받는다. 성과급이 6억원일 때 약 2억5000만원 이상의 소득세를 내야 하며 이에 상당한 국세 수입이 증가한다. 조세 제도로 부의 집중은 상당히 완충되는 효과가 예상된다. 그럼에도 과도한 특별 성과급을 일반 소득세와 같이 취급하는 것은 '불공정' 문제가 있다. 양도 소득, 고가 주택 등에 가중 과세하는 것처럼 우연한 과도 소득은 세율을 더욱 가중하고 이를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도 검토해 볼만하다는 생각이다.

또한 노동귀족 출현에 따른 위화감과 불공정 인식 확산이라는 사회적 문제 해소를 위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먼저 주주 배분 몫을 노동귀족에 빼앗긴다는 주주의 주장도 상당히 타당하다. 주주는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회사에 자본을 투자하고 법인세를 부담한 후에 이익 배분을 주주총회에서 결정하는데, 노동귀족은 노동을 인적자본으로 출연하고 손실 위험 없이 세금 부담 전에 영업이익 몫에서 배분한다면 불공정하다는 논리다. 현재는 인건비를 판매관리비 항목으로 포함해 영업수익에서 매출원가 다음으로 차감한다. 이것이 영업이익이다. 인건비는 생산에 필수 비용으로 인정하여 영업비용으로 회계하는 것을 주주도 인정한다. 그런데 삼성 DS 노조 특별성과급처럼 임금의 범주를 넘어서는 금액을 단지 근로자에 지급하기 때문에 영업비용으로 포함하는 회계를 주주가 용인할지는 다른 문제이다. 특히 삼성 DS 노조는 이미 초우량기업 수준의 임금과 정기적 성과급을 이미 받고 있으므로, 세계적 반도체 활황기에 단지 이 사업 부문에 배속되어 있어 받는 성격의 특별보수마저 당연하게 영업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를 인정하기 어렵고 주주가 참여하는 별도의 지급 의사결정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주는 주장한다.

다음으로 일정 규모 이상 특별성과급을 받는 노동귀족을 대변하는 노조의 임금협상이나 노동쟁의를 현행 노동법규에서 일반 노동자와 같은 처지에서 적용할지 정부와 정치권이 검토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즉, 동종업계 평균의 일정 배수 이상을 받거나 받으려 하는 노동귀족은 현행 노동법규 적용을 배제하는 것이 노동자 간 위화감 등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이번 삼성 DS 노조 사태는 노동 현장에 ‘자동화와 로봇화’를 가속할 이유를 제공했다. 로봇개발에 힘써 온 현대자동차가 생산 현장에 로봇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노조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해 AI나 로봇화에 대한 노동자 보호라는 사회적 공감대도 있었다. 그러나 삼성 DS 노조가 노동자에 대한 개념을 근본적으로 흔들었고, 국민의 산업현장 로봇화에 대한 노동 보호 인식도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삼성전자 경영진도 비용 측면에서나 생산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반도체 공정의 로봇화를 추진할 필요성을 확인했을 것이다. 삼성전자 DS 노조가 자신들 이익을 위해 타협을 거부했듯이 삼성전자 경영진도 회사 이익을 위해 반도체 공정 로봇화 추진에 노조와 타협할 필요가 없어졌다. 결국 일부 노동귀족의 행태가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로봇화나 AI 대체를 촉진하는 민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일부 소수 노동자의 극단적 이익 추구가 전체 노동자의 일자리 축소 가속화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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