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등에 대한 중기 전망을 고려하여 매년 5년 단위의 목표 수익률과 위험 한도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자산 배분 및 위탁 운용 방향, 환헤지 정책 등 투자 행위의 주요 내용 결정.’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큰손 국민연금이 앞으로 5년간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높이겠다고 밝힌 이것, ‘중기 자산 배분’의 설명이다. 주식 투자자들이야 환영하지만, 60세가 넘어서야 받을 수 있는 ‘노령연금’이 고갈될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2030 세대나 주식 비투자자들은 달가울 리가 없다.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전날 회의에서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20.8%로 5.9%포인트 높이는 <2027~2031년 중기자산배분안>을 의결했다. 올해 2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이 기존 목표치(14.9%)를 넘어 24.5%로 치솟자, 160조원가량의 매도 폭탄이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내놓은 고육책이다.
앞서 언급했듯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매도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언제 뇌관을 건드릴지 모르는 대규모 수급 악재 하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증시가 크게 하락하면 국민의 노후 안전판인 기금 손실 규모도 커진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길게 봐서 투자 손실로 이어진다면, 기금운용 부담뿐 아니라 국민의 반발이 불가피한 탓이다.
국민연금 기금위 회의가 열리기 전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기금운용의 목적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운용으로 국민에게 연금 급여를 지급하는 데 있다”라며 “정부가 국내 주식 부양 및 주가 방어 등 정책적 목적으로 ‘답정너’ 식 압력을 행사한다면 가입자 대표성에 기반한 의사 결정 구조를 침해하고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기금위 위원장인 정은경 복지부장관은 “국민연금 기금의 안정적 운용은 국민의 소중한 노후 자금을 지키고 장기 재정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과제인 만큼, 앞으로도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원칙과 유연성이 조화되는 기금운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3월 말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은 1526조원으로 1년 새 4.42%(68조원) 증가했다. 역대 최고 수익률(18.82%)인 지난해와 견주면 크게 처진다. 아울러 한 달 전(1610조원)보다도 더 떨어졌다. 다만, 자산별 수익률은 ▲국내 주식 21.67% ▲대체투자 5.27% ▲해외 채권 4.98% ▲해외 주식 마이너스 0.11% ▲국내 채권 마이너스 2.03%로 집계됐다.
이날 ▲LG전자 ▲LG씨엔에스 ▲삼성전기우 ▲서울식품우 ▲플리토 ▲TS인베스트먼트 ▲오브젠 ▲누리플랜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양 주식시장은 희비가 갈렸다. 코스피 지수는 290.86p(3.55%) 뛴 8476.15를 기록했고, 코스닥은 29.56p(2.68%) 빠진 1074.80으로 장을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1원 급등한 1507.9원에 거래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