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새해 주식시장이 뜨겁다 못해 손이 델 정도입니다. 이른바 동학개미들이 매수한 종목들도 천정부지입니다. 오늘(6일) 종가 기준으로 ‘삼천피’(코스피지수 3000포인트)는 32포인트, ‘천스닥’(코스닥지수 1000포인트)까지는 19포인트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제 관건은 이들 지수의 상승세가 지속되는 강세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입니다.
계속되고 있는 상승장의 가장 큰 주역인 개인투자자들은 새해 들어 이틀간 코스피 1조7500억, 코스닥 8550억원 등 모두 2조6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이러한 매수세는 해마다 강세를 보였던 이달에도 꾸준할 전망입니다. 증시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이 지난 4일 기준 68조2873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기 때문입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달에도 상승세는 이어지겠지만 예년보다 상승 탄력은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기업 실적 호조와 미국 바이든정부 출범 등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이슈가 있다”라며 “급등이 부담스럽지만 강세장은 스스로 소멸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달 코스피 예상 밴드를 최대 2990으로 제시했습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에도 중장기 한국 수출과 실적 펀더멘털 낙관론은 굳건하기 때문에 파는 조정보다는 사는 조정에 방점을 맞춰야 한다”라며 이달이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안진철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예년과 같은 1월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안 연구원은 “증시 주변에 유동성이 풍부한 것은 변함없으나 개인 유동성에 의존하고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떨어지면 외국인 순매수가 약해지는 데다 주가가 이미 많이 올라 쉬어가는 기간이 필요한 점을 주목했다”라며 “1월 효과가 있었던 지난 몇 년과 달리 올해는 연초 상승탄력이 둔화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1년을 놓고 봤을 때 강세장 지속 현상은 변함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주간 수익률 기준 9주 연속 상승 마감했는데, 1980년 이후 9주 이상 연속 상승세는 9번 있었다”라며 “지난 9주 동안 코스피 누적 수익률은 24.14%로 과거 9번 평균(22.05%)과 유사해 과도한 상승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팀장은 이어 “2021년 코스피는 1분기 중 단기 조정 이후 2차 상승국면 진입 가능성을 높게 본다”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경기회복 속도에 따른 투자심리와 수급상황에 따른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그러면서 “코스피의 상승추세는 견고해지고 있다. 단기 조정, 변동성 확대가 있다면 비중확대 기회로 판단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도 “과거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14개 지표 중 10개, 2011년 유로존 부채위기 이전 7개 지표가 고점 도달 신호를 보냈던 것과 비교할 때 안정적 흐름”이라며 “밸류에이션상 GDP 대비 시가총액, 12개월 선행 PER 외에 지표는 안정적이며, 불균형 지표 역시 고점 도달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저마다의 시장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기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내 생각인데 1분기 초 중반에 오는 조정은 개인이 다 매수할 듯. 진짜 조정은 ‘3월 공매도+채권 금리 일정이상 상승’ 요런 게 핑계가 되면서 진짜 조정 한번 올 듯” “박스권 기관과 외인들의 놀이터..이걸 이제야 벗어나고 있는데 뭔 헛소리냐” “당분간 상승세는 지속될 거 같으네. 랠리지속” “미국 금리 인상할 때까진 그냥 둘 거다. 아니 대형 우량주로 샀으니 계속 그냥 두면 돼. 쌀 때 샀거든”.
“조정 오니까 내려가면 사라고 떠들면서 막상 주가는 폭등시키는 게 기관의 뻔한 레퍼토리지” “공매도 제도를 완전히 없애면 코스피 1만 포인트의 그날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기관은 천문학적인 돈다발을 싸들고 가서라도 공매도의 필요성에대해 로비하겠지?” “개관만 조금씩 팔고 하면 괜찮은데 XX들 왕창 던지고 ㅡ장 개판 치는데는 1등”.
“기관들 개미들에게 당하는 상황이 올 줄 알았나..기관들 공매나 대차거래 아니면 개인들 자금력에 수익을 낼 수가 없다..자꾸 언론에서 과열에 대한 경고 기사는 개인들에게 위기감을 조성하여 팔라는 신호를 보내고 그 기회에 매수 타이밍을 얻으려고 한다..지금 장세는 외인과 기관이 주도하는 장세가 아니라 개미들이 주도하는 장세이다..대형주는 기관과 외인이 팔아도 주가는 고공행진이다”.
한편 상승장 전망 속에 가장 큰 복병은 한시적 금지기간이 3월 15일로 끝나는 ‘공매도 재개’입니다. 오늘(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과 감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개정안을 공포하면서 내놓을 개인투자자 보호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위는 빠르면 이달 안으로 개인의 공매도 참여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한국거래소와 함께 불법공매도에 대한 사전 점검과 사후 관리를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을 달랠 뾰족한 대책이 없어 내부적으로 ‘별도의 방안 마련’에 대한 공모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제(5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오는 3월 예정된 공매도 재개에 대해 신중한 재검토를 금융위원회에 요청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박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작년 3월부터 시행된 공매도 금지에도 불구하고 시장조성자의 지위를 악용해 불법 공매도를 남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라며 이 같이 촉구했습니다.
박 의원은 “어떤 증권사가 어떤 종목에 어떤 장난질을 쳤는지 내역도 상세히 밝히겠다”라고까지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확인된 증권사들의 불법 공매도 행위를 고려하면, 이 상태에서 공매도가 재개되면 심각한 불법행위와 반칙행위가 판을 칠 우려가 있다”라며 “이로 인한 주가 하락과 증시 혼란은 고스란히 국민의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980년대 이후 6번의 코스피 강세장 평균 지속기간은 30개월입니다. 가장 짧았던 2000년 IT 버블 때에도 19개월이나 우상향했습니다. 현재 강세장은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지만, ‘지금’을 고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공매도 재개’가 어떤 식으로 결론 날지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