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시절 김경식 차관 포함하면 3명의 국토부 고위 관료 영입
GS건설 “전문성 높이 평가”… 권도엽 전 이사는 ‘독립성 부적격’ 논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된 가운데, GS건설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국토교통부 장관을 잇달아 사외이사로 영입해 이목이 쏠립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건설은 오는 25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강호인 전 국토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합니다.
강호인 전 장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기인 2016년 11월 국토부 장관으로 취임했습니다. 그러다가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지 한 달 뒤 김현미 의원이 국토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물러났습니다.
강 전 장관은 제24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차관보와 조달청장을 거친 뒤 국토부 장관을 역임했습니다. 이후 2020년부터는 법무법인 율촌 고문으로 재직 중입니다.
GS건설은 강호인 전 장관의 사외이사 영업에 대해 “조달청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역임한 건설산업 전문가로서 해당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이사회에 참석해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헌신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GS건설은 앞서 2016년 3월에는 이명박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바 있습니다. 권도엽 전 장관은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1년 5월부터 2013년 3월까지 1년 10개월 동안 국토부 장관으로 일했습니다.
GS건설은 당시 권 전 장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때도 “건설전문가로서 전문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똑같이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독립성 부분에서 부적격 논란이 일었습니다. 권 전 장관은 당시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으로 재직 중이었는데,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2015년 8월 GS건설이 보유한 파르나스호텔 지분 68%를 계열사 GS리테일에 매각하는 거래에서 법률자문을 제공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보고서를 내고 “최근 3년 내 해당 회사(연결대상 포함) 및 회사의 최대주주와 자문계약 및 법률대리 등을 수행하는 경우 해당 회사 등의 피용인에 대해서는 독립성을 이유로 반대를 권고하고 있다”면서 “권도엽 후보에 대해서 사외이사로서의 독립성 결여를 이유로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권 전 장관의 사외이사 건은 통과됐습니다. 권도엽 전 장관은 임기 3년을 채운 뒤 2019년 3월 김경식씨에게 사외이사를 넘겼는데요. 김씨는 박근혜정부 시절 국토부 1차관을 지낸 인물입니다. 김경식 전 차관은 2013년 2월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환경비서관으로 발탁됐습니다. 2년간 비서관을 역임한 뒤 2014년 2월 국토부 제1차관으로 임명됐습니다.
김 전 차관은 1년 3개월의 차관 직을 수행하고 2015년 5월 퇴임했는데요. 그로부터 3년 10개월 뒤 GS건설 사외이사로 선임됐습니다. GS건설은 “건설경제 등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물”이라며 역시 전문성을 강조했습니다.
김 전 차관은 오는 25일 3년 임기가 만료되는데요. 그 자리를 강호인 전 장관이 물려받습니다. 2016년 권도엽 전 장관에 이어 2019년 김경식 전 차관 그리고 2022년 강호인 전 장관까지 3대에 걸쳐 국토부 고위 관료가 GS건설 사외이사를 맡게 되는 것입니다.
장관 출신만 따져도 2명이나 되는데요. 대형 건설사에서 국토부 관료 출신, 게다가 전직 장관을 잇따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설명입니다.
사외이사는 회사의 경영진에 속하지 않는 이사로서, 대주주와 관련 없는 외부인사를 이사회에 참가시켜 대주주의 독단경영과 전횡을 사전에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즉, 영업이나 수주 등 일선 경영 업무가 아닌 사내 주요 안건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을 심사하는 자리입니다.
GS건설의 잇단 국토부 고위 관료 출신 사외이사 영입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