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올리브유 등 가격 폭등했다”는 이유로 치킨값 인상 어떻게 설명할 건가
제너시스비비큐와 자회사 이익 고스란히 오너 주머니로… 국세청 조사 주목
지난달부터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치킨업계 빅3 중 하나인 제너시스비비큐(BBQ치킨)가 자회사를 통해 소비자와 가맹점의 눈을 가리고 치킨 가격을 올려 오너 일가의 배를 불렸다는 의혹입니다.
5일 본지가 제너시스비비큐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HY인터내셔널의 2023년도 재무제표를 열람한 결과, 영업이익이 89억95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11배가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2년 8억6500만원이었는데 무려 80억원이 넘게 늘어난 것이죠.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41억원 늘었는데, 영업이익이 이처럼 폭증한 것은 비정상적인 수치죠. 당기순이익도 2022년 5억1000만원에서 지난해 61억3200만원으로 1200% 늘었습니다.
HY인터내셔널은 BBQ치킨에 가공 닭과 올리브유, 소스 등을 납품하는 업체입니다. 프랜차이즈 통행세 논란이 한창이던 2017년 윤홍근 회장의 아들 혜웅씨의 소유였는데,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되자 제너시스비비큐가 100% 지분을 사들여 자회사로 편입했죠. 또 같은 해 BBQ치킨은 롯데푸드로부터 직접 공급받던 올리브유를 HY인터내셔널로 변경했습니다. HY인터내셔널의 대부분 수익은 제너시스비비큐 그룹과의 내부거래로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HY인터내셔널이 지난해 호실적을 올린 비결은 원재료 및 상품 매입 비용에서 2022년 771억원→2023년 624억원으로 147억원이나 절감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BBQ치킨은 지난해부터 줄곧 언론에 “닭고기‧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 상승에 더해 가뭄과 냉해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서 올리브유 가격이 오르며 수익성이 떨어졌다”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이에 지난달 4일 제품 가격을 올리기까지 했습니다. BBQ치킨은 인상안을 발표하며 “원·부재료 가격과 최저임금, 임차료, 가스비 등 유틸리티 비용 상승으로 가맹점들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했다”라면서 “제품 가격 인상 효과는 본사보다 대부분 가맹점으로 간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BBQ치킨을 운영하는 제너시스비비큐의 영업이익이 2022년 659억원→2023년 653억원으로 6억원 감소한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BBQ치킨에 닭과 올리브유 등을 공급하는 HY인터내셔널의 원재료 매입 가격이 150억원 가까이 줄어든 것은 어떻게 설명할지 의문이 듭니다.
그렇다면 본사 격인 제너시스비비큐와 자회사들의 실적이 이 같은 패턴을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제너시스비비큐와 자회사 간의 내부거래 때문이다”라며 “결국 수익의 대부분은 오너 일가로 들어가는 것이다”라고 분석합니다. 실제 HY인터내셔널 등 5개 자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한 제너시스비비큐는 이들과 공동 매입 등의 거래를 통해 매출을 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발생한 수익은 용역 매출과 배당 등을 통해 지주사 역할을 하는 제너시스에 넘기고 있습니다.
제너시스는 윤홍근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가족기업인데요. 지분은 윤 회장의 아들인 혜웅씨가 62.62%, 딸 경원씨가 31.92%, 윤 회장이 5.46%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쨌든 제너시스비비큐는 ‘기업 저승사자’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세무당국 주변에선 조사4국이 나섰다는 점에서 특별 세무조사 성격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프랜차이즈들의 고질적인 내부거래와 고가 거래, 통행세 등을 조사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제너시스비비큐가 이번 세무조사를 통해 각종 의혹을 벗고 모범적인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로 자리매김할지, 아니면 그 반대가 될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