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내부통제 역부족’ 임종룡 회장, 연임은 물 건너갔다?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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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내부통제 역부족’ 임종룡 회장, 연임은 물 건너갔다?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뉴스웰경제연구소장)
  • 승인 2024.08.19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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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회장 재임 중 ‘부정 대출’ 지속, 몰랐다면 더 문제… ‘조직관리 결함’ 관피아 한계 노출
임종룡 회장이 우리금융 내부통제에 역부족인 이유는?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임종룡 회장이 우리금융 내부통제에 역부족인 이유는?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두 곳으로 갈라진 광복절 기념식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지난 12일. 금융감독원은 갑자기 심상치 않은 보도자료를 내놨다. 우리은행이 약 3년 9개월 동안 은행을 지배한 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616억원(42건)을 대출했고, 해당 대출 금액의 56%, 대출 건수의 66%가 부적정 대출로 파악됐으며, 대출 금액의 43%가 부실이거나 연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광복절 논란 등 핵폭탄급 정치 이슈의 연쇄 발생으로 이 뉴스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평생 금융인이었던 필자의 시각에는 ‘부정 대출’의 주역이 금융지주 회장이었다는 점에서 충격,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대다수 언론의 관심은 2022년 712억원, 올해 6월 170억원 횡령에 이어 우리금융에서 연속해서 터진 부정 대출 사건이라는 점을 들어 ‘내부통제’에 문제가 있다는 쪽으로 맞춰졌다. 금융회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 연속적으로 일어났다는 지극히 ‘사무적’ 관점의 해석인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사건이 의미하는 바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단순히 생각하고 지적할 것은 내부통제에 대한 무능(無能)인지 무관심(無關心)인지 모르겠지만, 앞의 두 횡령 사고나 최근 부정 대출 모두 상당 기간 반복적으로 발생했고, 거기에는 우리은행(또는 우리금융 전반)의 조직적 묵인이나 방조가 한몫했음이 틀림없다는 생각이다.

임종룡 회장이 우리금융 내부통제에 역부족인 이유는?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임종룡 회장이 우리금융 내부통제에 역부족인 이유는?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금융회사의 책무인 ‘선량한 수탁자’ 의무를 모두 부정하는 일련의 우리금융 직원 행태를 두고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지만, 필자는 먼저 우리금융그룹이 오랜 기간 공적자금 투입 기관이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과거 필자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다른 금융회사에서 20여년 이상 근무(관련 업무 실무팀장)하며, 공적자금 투입 금융회사의 조직 문화가 망가지는 것을 몸소 경험했다. 공적자금 관리 시스템은 투자금 회수 전까지 공적자금 투자 대상 회사와 직원을 부실 경영의 죄인으로 여기며 감시하고 통제한다. 한편으로 해당 금융회사 직원은 부실 낙인의 오명 아래에서 과거의 기업문화를 상실한 채 언제 정리될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 자기가 피해를 보지 않으면 무슨 일이 있든지 묵인하고 방관하는 기회주의자로 전락한다.

여기에 더해 우리금융의 경우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간 계파 경쟁이 지속됐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따라서 우리금융이 건전한 금융회사로서 기업문화를 화학적으로 새롭게 형성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더군다나 ‘관피아’ 대표격으로 엘리트 관료 출신인 임종룡 회장이 이러한 우리금융 직원의 깊은 속내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임종룡 회장은 지난달 12일 우리금융그룹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에서 “무신불립(無信不立) 신념으로 내부통제 강화와 윤리의식 내재화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이 같은 당부는 우리금융 직원에게 지난 시절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온 ‘공허한 메아리’였을 것이다. 임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내부통제를 당부했으나 계속되는 횡령 사고와 부정 대출 사태에 그의 노력은 공염불이 됐다. 아울러 금융회사 조직관리 능력에 큰 결함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평가를 피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특히 전임 회장의 부정 대출이 그의 재임 기간에 상당 기간 지속됐다는 사실은, 임종룡 회장이 알든 모르든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당연히 그의 연임도 부정적 기류에 흔들리며 엇나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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