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뱅크’ 시중은행 만들어줬더니… 반년 만에 반토막 만든 DGB금융 ‘황병우 신공’ [이슈&웰스]
상태바
‘iM뱅크’ 시중은행 만들어줬더니… 반년 만에 반토막 만든 DGB금융 ‘황병우 신공’ [이슈&웰스]
  • 최석영 탐사기획에디터
  • 승인 2024.09.12 0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임 후 첫 반기 실적 1년 새 절반으로 ‘뚝’… 부동산PF 충당금 등 난제도 산적
다음 달 국감서 ‘OK저축은행 대주주 적격성, 시중은행 졸속 승인’ 등 해명 필요
/그래픽=뉴스웰, 자료사진=DGB금융
/그래픽=뉴스웰, 자료사진=DGB금융

지난 3월 말 DGB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돼 iM뱅크와 지주를 모두 이끌고 있는 황병우 회장이 오는 28일로 취임 6개월을 맞습니다. 황 회장은 iM뱅크(옛 대구은행)를 국내 처음으로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시키고, 32년 만의 시중은행을 탄생시킨 주인공이어서 금융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황 회장이 이끈 DGB금융지주의 첫걸음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시장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충격 등 여러 변수에 실적은 고꾸라졌고, DGB금융지주의 최대 출자자인 OK저축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로 보입니다.

먼저 그는 취임한 후 첫 실적 발표에서 내놓기 민망한 수준의 성적을 보였습니다. DGB금융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누적) 지배주주지분 당기순이익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1500억원에 그쳤습니다. 2분기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73%가 줄어든 382억원을 기록했죠. 이는 증권사 컨센서스였던 755억원과 비교해도 절반 가까이 낮은 금액입니다.

주력 계열사인 iM뱅크의 시중은행으로서의 첫 성적표도 낙제점입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이 90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6.1% 감소했고,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10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6.1% 줄었습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iM뱅크는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은 물론, 지방은행(전북·광주·부산·경남) 중 유일하게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곳입니다.

하이투자증권에서 이름을 바꾼 iM증권도 부동산PF 부실로 그룹에 민폐만 끼치고 있습니다. 2분기 1002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며 국내 12개 증권사 중 가장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고, 부동산PF 대출에서 거액을 물려 충당금 적립을 확대해야 할 상황입니다. iM증권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부동산PF 관련 우발채무는 8502억원으로 자기자본의 76.6%에 달합니다. 특히 건설사들의 미분양과 공사 차질로 공사대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해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서 부실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iM증권이 적립해야 할 대손충당금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지난해 1324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고, 올해 1분기에는 365억원의 부동산PF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습니다. 게다가 금융당국이 지난 5월 발표한 ‘부동산PF 연착륙 방안’으로 관리 단계가 세분화하면서 앞으로 iM증권이 부담해야 할 충당금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런 실적들이 연결 기준으로 DGB금융그룹의 부담으로 쌓이고 있는 셈이죠. 

황 회장은 지난 3월 취임식에서 ‘도약 혁신 상생’이라는 경영 방침을 공표하고 “DGB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취임 이후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iM뱅크의 존재감은 인터넷은행이 처음 출범할 때보다도 위협적이지 않다”면서 “기존 시중은행들과도 체급 차이가 큰 만큼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별로 없다”라고 평했습니다. 

이와 함께 황 회장은 추석 명절 이후 닥칠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도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iM뱅크-DGB금융지주-OK저축은행-OK금융그룹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문제와 관련 ‘금융기관 대주주 적격성’ 문제와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과 관련, 의원들의 공세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DGB금융그룹의 최대 출자자인 OK저축은행 대주주(OK금융그룹)의 각종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iM뱅크의 시중은행 인가 심사가 강행되고, 인가 신청 3개월 만에 승인 결정이 내려진 것에 대해 충분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제도 토론회’에서도 금융노조를 비롯한 참가자들은 OK저축은행, iM뱅크 등을 중심으로 제도 현황 및 개선점 등을 거론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조혜경 금융경제연구소장은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으로 OK저축은행이 시중은행을 완전 지배하는 최대주주가 됐지만, 이 과정에서 제대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진행됐는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언론 기고문을 통해 “(iM뱅크와 관련) 지방은행의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은 전례가 없는 일이고, 딱히 들어맞는 관련 법조문도 없어 은행법 제8조에 따른 은행업 신규 인가 절차를 준용했다”라면서 “은행법 제8조 제2항 제4호에는 은행의 대주주가 재무적으로 건전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신용’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iM뱅크에 대해 이를 잘 따져봤는지 모른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고 첫 번째 맞는 이번 국감에서 이를 철저하게 검증해야 할 것이다”라고 촉구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