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료 업종에 속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지난 10년 8개월 동안의 시총 추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올해 8월 14일 기준으로 이들 시총 상위 10개사의 합산 시총은 30조9189억원이다. 2015년 말(18조9363억원) 대비로는 63.3% 증가했지만, 삼양식품을 제외하면 나머지 상위 9개사의 합산 시총 증가율은 13.7%까지 뚝 떨어진다. 사실상 정체나 다름없는 수준이다.
삼양식품의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음식료 업종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가운데 비교 대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독보적이다. 2023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삼양식품의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7.6%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무려 30.9%까지 올라온 상태다.
삼양식품의 시가총액이 얼마만큼 급증했는지는 경쟁업체인 농심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2015년 말 기준으로 삼양식품의 시가총액은 1601억원에 불과했다. 농심의 시가총액 1조5359억원 대비 10.4%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1990년대 우지파동을 겪은 이후로 무려 30년 가까이 이어져온 라면업계 부동의 1위 자리는 2024년에 다시금 뒤집혔다. 삼양식품이 절치부심한 끝에 1등 자리를 되찾은 이후 양사의 시가총액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는 추세다.
삼양식품의 시가총액이 음식료 업종 내에서는 비교 대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급팽창한 원인은 단연 '해외 수출 급증' 때문이다. 삼양식품의 최근 22분기 동안의 수출 추이를 보면 이 회사가 얼마만큼 해외 수출에서 놀라운 실적을 쌓아왔는지 알 수 있다. 5년 반 전만 하더라도 수출 비중이 56.7% 수준이었으나, 올해 2분기 수출 비중은 무려 83.8%까지 치솟은 상태다. 수출 비중이 과연 얼마만큼 상승할지 궁금하다.
삼양식품이 동종업계 내에서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탁월한 영업이익률'에서 찾을 수 있다. 지속적인 대규모 설비 확장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주된 이유는 '불닭 브랜드'에서 비롯되는 강력한 가격 경쟁력 때문으로 판단된다.
삼양식품의 해외 수출은 전량 국내 생산을 통해 이뤄지는 반면, 농심의 해외 수출은 대부분 해외 현지 생산을 통해 이뤄진다. 성장이 정체되고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 대신 해외 시장을 통해 성장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은 농심의 해외법인 매출 비중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농심 해외법인 매출액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지만, 삼양식품에 비해서는 수출 비중 상승 속도가 여전히 느린 편이다.
농심의 분기별 영업이익률은 최근 22개 분기 동안 일정한 박스권에 갇힌 제한된 움직임을 보여준다. 경쟁사인 삼양식품에 비해 농심의 시가총액이 27.8% 수준에 머무는 주된 이유도 경쟁사에 비해 현저히 낮은 영업이익률 때문으로 판단된다.
농심의 해외법인 매출액과 삼양식품의 분기별 수출액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면 삼양식품의 수출액 증가 속도가 얼마만큼 가파른지 보다 뚜렷이 드러난다. 2024년 2분기에 삼양식품이 농심의 해외법인 매출을 추월한 이후 양사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는 추세다.
분기별 영업이익은 2024년 1분기에 역전된 이후 격차가 점점 더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 2분기 삼양식품의 영업이익 규모는 농심의 3.0배에 이른다.
2021년 1분기 이후부터 지금까지 양사의 분기별 영업이익을 영역형 그래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삼양식품의 분기별 영업이익은 별다른 기복조차 없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여서 더욱 인상적이다.
2020년 이후 6년 8개월 동안 삼양식품과 농심의 주가 흐름은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제는 '영원한 라이벌'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양사의 시가총액 격차 또한 크게 벌어졌다. 최근 3년 동안의 성과만 보면 삼양식품의 압승으로 판가름 난 흐름이다.
라면은 화장품과 더불어 K-컬처를 대표하는 핵심 제품으로 점점 더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라면은 지난해 수출 규모만 15억달러를 훌쩍 넘길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매운맛 K-라면'이 향후 얼마만큼 더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할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