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회장 허영인)은 지난해 5월에도 끼임 사고로 근로자가 사망했다. 두달 뒤 중대재해 방지를 강조하던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공장을 전격 방문, 재해사고 예방을 촉구하며 특단의 조치를 취하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그럼에도 얼마 지나지 않은 올해 2월, 같은 공장 3층 생산라인에서 화재가 발생해 근로자 3명이 연기를 흡입하고 병원 이송됐다. 설상가상 두달 뒤에는 노동자 2명이 끼임 사고로 손가락까지 잘렸다. 결국 SPC그룹은 대통령이 나서도 직원 안전에 여전히 소홀하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SPC그룹의 지주회사, 상미당홀딩스의 2025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허영인 회장 등 총수 일가는 배당 챙기기에 몰두했다. 상미당홀딩스의 최대 주주 지분율은 허영인 회장 63.31%, 허 회장의 장남 허진수 20.33%, 허 회장의 차남 허희수 12.82%, 허 회장의 배우자 이미향 3.54%로 총수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PC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감소했고 영업이익 역시 심하게 감소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전기 대비 1226억원이나 대폭 감소했고, 감소 상당 부분은 지배분 당기순이익이 차지하고 있다고 감사보고서는 공시했다. 이처럼 회사 이익잉여금과 자기자본까지 많이 감소했으나, 상미당홀딩스 지분을 전부 차지한 총수 일가는 지난해 85억, 2024년 78억원의 배당을 챙겼다.
또한 허영인 총수 일가는 상장회사인 SPC삼립의 지분도 32.9%나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허 회장 일가는 SPC삼립에서 지난해 18억, 2024년 약 48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두 회사를 합치면 총수 일가는 지난해 103억, 2024년 126억원 등 매년 100억원이 넘는 배당을 챙겼다.
상미홀딩스 감사보고서에는 허영인 총수 일가가 이와 같이 배당을 챙긴 데 비해 재해 방지나 예방을 위해 애쓴 흔적을 찾기 어렵다. 재해예방을 위한 투자가 있었다면 유형자산 중 구축물, 기계장치, 시설 장치 등이나 관련 인건비 증가가 있었을 텐데, 오히려 지난해 재무제표에서는 모두 감소했다. 다만 눈에 띄는 것은 지난해 광고선전비, 접대비, 신문도서비가 전년보다 711억원이나 증가한 사실이다. 회사의 부정적 평판을 관리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돈이 직원 안전에 사용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이러한 경영 행태를 중국 당나라 고전에서는 ‘손인리기’(損人利己)라며 경고했다. 다른 사람이야 어떻게 되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행동하는 것을 일컫는다. 아울러 ‘갈택이어’(竭澤而漁)라고도 했다. 물고기를 잡으려고 연못 물을 모두 퍼낸다는 뜻이다. SPC그룹 허인영 총수 일가의 행태를 보면, 어느 누구도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 고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