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일부 주에서 현대·기아차의 자동차보험 판매가 거절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보험사인 프로그레시브와 스테이트팜은 기아와 현대차 일부 중고 차종이 도난당하기 쉽다고 판단해 덴버, 콜로라도, 세인트루이스, 미주리 등을 포함한 지역의 도시에서 보험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민간 교통 연구기관 HLDI(Highway Loss Data Institute)에 따르면, 2015년에서 2019년까지 현대·기아차가 동종 차종에 비해 두 배 이상 도난 사건이 있었고, 그 원인은 다른 차에는 있는 도난 방지 기술(특히 차량의 정확한 키인지 판별하는 전자 자동차 도난 방지 장치)이 탑재되지 않은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 도난 방지 장치는 같은 기간 판매한 다른 회사 차에는 96% 적용했으나 현대·기아차는 불과 26%만 적용했다고 HLDI는 설명했다. 2021년에는 도난 방지 장치가 없는 현대·기아차의 도난 현장, 도난 차 폭주, 도난 방법을 설명하는 포스팅이 SNS를 도배했고, 도난 금액 규모가 2019년의 30배에 이르기도 했다고 HLDI가 밝혔다. 프로그레시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다른 차보다 도난 확률이 약 20배에 달한다고 설명하며 보험 판매 중지 사유를 설명했다.
한편 자동차 도난 방지 장치는 현재 현대·기아차 모든 차종에 적용하고 있고, 미적용한 중고차에도 적용할 수 있는 보안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또한 도난이 빈번한 지역 주민에게 스티어링휠용 자물쇠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상황인데 다른 차종이 대부분 탑재한 도난 방지 장치를 현대·기아차가 왜 무시한 것인지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미국 현대·기아차 공급망의 아동 노동 문제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이어 CNN의 이번 보도는 현대·기아차의 평판을 악화할 구설수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지난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미국 진출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므로 미국 현지 여론이 더 악화하지 않고 잘 수습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