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까지 최장 60일… 판매자 자금융통 위해 5년간 1.3조 대출받아
쿠팡에 입점한 업체들의 판매대금 정산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판매자와 소비자들은 불이익을 당하고 쿠팡만 공짜로 이자수익을 챙기고 있다며 정산 소요기간을 업계 표준에 근접하게 단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소비자주권)에 따르면 쿠팡 입점업체가 대금을 정산받기까지 평균 36일이 걸려 2주일 가량 걸리는 주요 오픈마켓들의 정산 주기에 비해 2배 이상 긴 것으로 조사됐다. 오픈마켓은 고객이 입점업체에서 상품을 구매할 경우 환불 기간 등을 고려해 대금 정산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있다.
정산 주기가 오래 걸리면 쿠팡 입장에선 현금흐름 개선과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납품업체는 유동성이 취약해져서 자금 회전에 어려움을 겪고 원재료 매입이나 인건비 등 사전지출 부담이 커지게 된다.
이로 인해 판매자는 대금을 받기 전까지 은행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이자를 부담하게 되면서 상품가격을 일부 인상할 가능성이 커 소비자들도 손해를 보지만, 쿠팡은 현금을 오래 보유하면서 공짜로 이자수익을 챙긴다는 것이다.
소비자주권은 “연간 30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쿠팡의 하루 평균 매출은 820억원에 달하는데, 대금 정산을 미룬다면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수익만 해도 상당한 규모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김종민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입점 플랫폼 기업별 대금정산 대출상품 운영 현황’에 따르면 쿠팡 입점업체의 신규 차주 수, 신규 대출액, 이자 지급액 비중이 모두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5년간 은행 대금정산 대출상품의 신규 차주 수 1만2861개 가운데 쿠팡 입점업체가 9532개로 74.1%를 차지했고 신규 대출액은 1조8132억원 중 1조3322억원으로 73.5%, 이자 지급액은 41억1800만원 중 30억6200만원으로 74.4%를 차지했다.
소비자주권은 또 쿠팡이 빠른 정산을 위한다며 도입한 ‘쿠팡셀러 체크카드’에 대해서도 “하나은행 제휴 카드로만 사용할 수 있는데다 입점업체들이 상품 매입시 전용카드로 사용할 경우 적립할 수 있었던 1~2%의 포인트를 포기해야 한다”며 “은행과 체크카드 이용 수수료를 나누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며 서비스 개선을 촉구했다.
소비자주권은 지난해부터 ‘60일 이내 대금정산’을 내용으로 하는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 시행으로 일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오픈마켓별로 지나치게 차이가 나는 정산 주기를 최대 1주일을 넘기지 않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