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감 미달? 열달 만에 문 닫은 광동제약 최성원의 ‘역부족’ [이슈&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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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감 미달? 열달 만에 문 닫은 광동제약 최성원의 ‘역부족’ [이슈&웰스]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4.05.23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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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이 대표까지 맡으며 의욕 보인 ‘케이디헬스바이오’ 1년도 안 돼 청산
신시장 개척 역부족이었나… 뒤늦게 비엘헬스케어 인수, 신사업 바통 넘겨줘
“기존 회사 인수할 거면 새 법인 왜 만드나… 중복투자 배임 가능성 짚어야”
광동제약 서초구 본사 사옥 전경. /사진=광동제약
광동제약 서초구 본사 사옥 전경. /사진=광동제약

공정거래위원회의 내부거래 감시 대상에 올랐던 부담이 영향을 준 것일까. 광동제약이 지난해 7월 설립한 건강기능식품 개발 및 제조회사 ‘케이디헬스바이오’가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돌연 청산했다. 최성원 대표가 회장으로 승진한 후 야심차게 추진하던 건기식과 화장품을 비롯한 신사업 확장 임무는 지난해 말 비엘팜텍으로부터 인수한 ‘비엘헬스케어’(광동헬스바이오로 사명 변경)가 전담하는 모양새이다.

광동제약의 1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케이디헬스바이오가 청산돼 종속기업에서 빠지고, 지난해 말 3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비엘헬스케어가 새 먹거리인 건기식 사업 등 신사업의 핵심 축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7월 30억원을 출자해 케이디헬스바이오를 설립했다. 당시 최성원 부회장이 대표를 맡기로 했고, 주요 임원 등도 사내이사로 임명하면서 적극적인 투자가 뒤따를 것임을 예고했다. 구영태 전무, 이채주 상무 등 개발과 사업기획 능력이 입증된 임원들이 참여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 /사진=광동제약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 /사진=광동제약

하지만 케이디헬스바이오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도 해보지 않고 청산한 것이다. 청산 이유를 두고 업계에선 이런저런 추측이 뒤따르고 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말 비엘팜텍으로부터 300억원을 들여 현재의 광동헬스바이오인 비엘헬스케어를 인수했다. 신규 설립한 케이디헬스바이오의 사업 목적과 분야가 겹친다. 비엘헬스케어를 뒤늦게 인수한 것을 두고 당초 케이디헬스바이오가 임원진을 꾸려 신사업을 펼치기에 역부족을 느꼈거나, 아니면 처음부터 성장 가능성 있는 업체를 발굴하기 위한 역할만 수행하기 위해 급조한게 아니냐는 추측이다.

또 지난해 광동제약 등 일부 생필품업체를 향한 공정위의 감시 레이더가 가동되면서 내부거래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광동제약은 비타500 등 F&B(식품 음료) 사업을 광동제약이 제조하고, 광동생활건강이 유통하며 부당 내부거래 의혹을 사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건기식과 화장품 분야까지 직접 신규 회사를 만들고 사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내부거래 문제가 더욱 불거질 가능성을 우려해 아예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기업을 인수하는 쪽으로 선회했을 것이란 추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디헬스바이오의 청산에 대해 “광동제약이 당초 30억원을 출자해 신규 법인을 설립한 취지로 볼 때 새 먹거리 발굴에 대한 의지가 강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기존 회사를 인수하는 쪽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존 회사를 인수할 거라면 새 회사를 굳이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광동제약으로선 중복 투자로 인한 경영진의 배임 가능성도 짚어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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