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휴마시스 만나 시너지 제고, 제약사로 신뢰 되찾을지 관심
비타민씨 ‘레모나’로 유명한 경남제약이 진단키트 업체 휴마시스에 팔렸습니다. 본업인 제약 사업은 제쳐 두고 사업 다각화란 명분으로 상장사 인수와 매각을 거듭하면서 본인의 재산 불리기에만 열중하던 M&A(인수·합병) 전문 김병진 회장의 손에서 벗어난 셈이어서 회사 입장에선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1957년 설립돼 2010년 코스닥에 상장한 경남제약은 수많은 주인을 거치며 굴곡의 역사를 가진 제약사입니다. 앞서 2018년에는 증권거래소로부터 주식 거래정지 처분을 받았고, 같은 해 12월 14일 상장폐지까지 통보받았죠. 출처가 불분명한 자본이 유입되며 주식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를 겪은 것입니다.
이후 2019년 김병진 회장이 당시 바이오제네틱스(현 경남바이오파마) 등을 앞세워 대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경남제약을 인수했습니다. 이후 주식거래는 재개됐지만 2021년 77억, 2022년 34억, 지난해 67억원 등 3년째 적자행진을 벌이며 자금난에 시달려 왔습니다. 특히 이 시기에 제약사로서의 미래를 담보하는 충북 제천의 전문의약품 전문공장 부지까지 매각하는 등 행보를 보였습니다.
28일 업계와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마시스는 경남제약 최대주주인 블레이드 Ent를 48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지난 17일 체결했습니다. 블레이드 Ent는 경남제약 지분 19.84%를 보유 중인 기업으로 최대주주는 김 회장이 지분을 전부 보유한 플레이크입니다.
이번에도 김 회장은 경남제약을 휴마시스에 480억원에 매각하면서 약 60억원 가량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3년 간 적자인 회사임을 감안하면 큰 시세차익입니다. 게다가 김 회장은 1년 전에도 경남제약을 활용해 또 다른 상장사 엔터파트너즈 지분을 사들이고 1년 만에 엑시트해 50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거뒀습니다. 상장사 경남제약을 이용해 약 3년 만에 약 110억원을 벌어들인 셈입니다.
한편 휴마시스는 블레이드엔터 구주 1379만주(34.80%)를 인수하고 최대주주에 오르며, 향후 진단키트 사업과 더불어 경남제약을 활용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제 기구한 운명의 경남제약이 휴마시스에게 넘어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경남제약은 현재 국내를 비롯 해외법인 실적도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휴마시스가 향후 수익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업계도 지켜보고 있습니다.
휴마시스는 “경남제약이 다년간 구축한 유통망, 제약, 건기식 역량을 활용할 예정이다”라며 “진단키트 등 사업과 경남제약의 제약·바이오사업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김병진 회장이 회사의 본업보다 투자에만 집중하다 보니 경남제약의 제약사로서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웠다”면서 “새 주인을 만나 어떤 미래를 펼칠지 주목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