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이 눈여겨봐야 할 메리츠증권의 ‘탐욕 3관왕’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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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이 눈여겨봐야 할 메리츠증권의 ‘탐욕 3관왕’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4.06.1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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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직원의 6.7배 임원 보상 체계, ‘부적합·불원 판매 으뜸’ 원인 아닌지 살펴봐야
메리츠증권, 임직원 급여와 불법 영업 금메달 3관왕의 의미는?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메리츠증권, 임직원 급여와 불법 영업 금메달 3관왕의 의미는?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하루에도 수많은 정보와 뉴스가 쏟아지는 세상이다. 하지만 단편적인 사실이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가다 보니 그 의미를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평판에 불리한 뉴스가 있는 기업이나 단체는 왕왕 적극 해명보다는 불리한 뉴스의 시각성이나 진의를 대중이 알아채기 전에 다른 기사로 덮이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우리 곁을 지나치는 단편적 사실을 연결하여 관찰하면 새로운 의미가 나타난다. 흔히 얘기하는 ‘데이터’를 유의미하도록 처리해 의사 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쉬운 통계 방법론으로는 다수 데이터의 분포가 보이는 도표로 정리하면 데이터 사이의 관련도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시차를 두고 뉴스로 공표된 데이터에 이러한 방법을 간단히 적용해 봤더니 흥미로운 내용을 발견했다.

자료 1. /출처=소비자주권회의
자료 1. /출처=소비자주권회의

하나는 4월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보도자료로 밝힌 내용인데, 바로 상위 10대 증권사의 ‘부적합’ 투자자 및 투자권유를 원치 않는 ‘불원’ 투자자에 대한 권유 행위 위반 판매실적 비중이다. 이러한 위반 행위는 원금손실 발생 가능성이 높은 금융투자 상품 투자자의 피해로 귀결할 위험 때문에 금융소비자 보호 법령에서 엄격히 규제한다. 두 번째는 지난해 ‘10대 증권사 임직원의 급여 현황’이다.

자료 2. /출처=뉴스웰경제연구소 작성
자료 2. /출처=뉴스웰경제연구소 작성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10대 증권사의 ‘불원’과 ‘부적합’ 비중 데이터를 제공했다. 그런데 ‘불원’과 ‘부적합’ 데이터를 재구성하여 각 증권사 데이터가 상응하는 분포도로 그리면 좀 더 명확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 2의 하단 도표는 상단 증권회사별 데이터를 스프레드 프로그램으로 간단히 분석한 것이다. 도표의 중간 우상향 점선은 상응하는 데이터 조합이 가지는 경향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추세선이다. 이에 따르면 ‘불원’과 ‘부적합’은 비례 관계가 있으며, ‘불원’ 투자자 증가는 ‘부적합’ 투자자 증가의 상당 부분(R²=57%)을 설명한다. 특이한 것은 메리츠증권은 데이터 분포의 추세선에서 한참 벗어나 우측 위에 위치하는데, 다른 증권사와는 다른 영업 행태를 가지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새로운 정보를 이해하기 위해 한 걸음 더 들어가 생각할 필요가 있다. ‘불원’ 투자자는 증권회사의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단계에서 발생하는 위반 행위다. 현재 투자자 동의가 없으면 증권회사의 금융투자 상품 판매 권유를 법은 금지한다. 보통 증권회사 고객 유치는 신규 고객을 포획하거나 기존 고객 재판매 및 추가 판매하는 행위로 구분할 수 있는데, ‘불원’ 투자자 비중은 이들 과정에서 증권회사 마케팅이 얼마나 공격적인가를 나타낸다. 또한 ‘부적합’ 투자자는 판매 계약 단계에서 발생한다. 증권회사는 투자자의 투자 목적, 재무 상황, 위험 성향 등을 파악하고 적합한 상품을 권유하도록 법정의무가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회사의 영업이익이 높거나 판매가 유리한 금융투자 상품에 가입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왜 자료 2의 현상이 일어나는지 자세히 알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원이 검사해야 필요하겠지만, 그 전에 오랜 기간 증권회사 영업 현장에 있었던 경험으로 추측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먼저 어떻게 하든지 판매실적을 올려야 하는 동기를 회사가 제공하는 강도가 높을 때 판매직원이 법규를 무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판매 금액이나 건수에 일정 비율로 비례하는 판매 인센티브를 증권회사가 고용 또는 보수 조건에 규정하는 경우, 금융투자 상품의 위험을 무시하고 영업 직원은 금융소비자 보호 법규를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대부분 증권회사는 인센티브와는 반대의 채찍으로 판매실적 부진 시, 인사 또는 보수에 불이익을 예고하고 실행한다. 즉 판매실적은 수수료, 영업수익, 영업이익 등 성과지표와 조합하여 임원과 직원의 가장 중요한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KPI)이며, 임직원 KPI 평가는 증권회사 임직원 급여로 구현한다.

자료 3.
자료 3.

이러한 증권회사 작동 원리, 즉 다이내믹스(dynamics)를 이해한다면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이 제공한 자료 3도 좀 다르게 보일 것이다. 지난해 10대 증권사가 공시한 임원(미등기)과 직원의 급여 테이블인데, 메리츠증권이 단연 압도적이다. 특히 임원과 직원의 급여 격차도 메리츠증권이 높은 것은 인상적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제부터다.

자료 4. /출처=뉴스웰경제연구소 작성
자료 4. /출처=뉴스웰경제연구소 작성

즉, 10대 증권사 임원과 직원 급여를 ‘부적합’ 판매실적과 각각 대응해 분포를 확인하면 재미있는 경향성이 눈에 띈다. 이것은 우상향 추세선에 확인할 수 있는데, 바로 임직원 급여가 높은 증권사일수록 부적합 판매실적이 높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향은 임원 급여가 높은 곳이 더 두드러지며, 증권회사 임원 성과 보상이 일반직원보다 판매 성과 지향적임을 암시한다. 임원과 직원은 상하관계를 형성하므로 임원의 성과 지향 경향은 일반 직원 영업 행태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도표에서 메리츠증권은 ‘부적합’ 판매와 급여 사이 추세선에서 상당히 오버슈팅(overshooting)하는 곳에 자리한다. 역시 메리츠증권은 여타 증권사와는 차원이 다른 성과 보상 문화가 작동하고 있고, 이에 따라 고객 피해는 다소 무시하는 경향이 ‘부적합’ 판매실적으로 나타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자료 5. /출처=뉴스웰경제연구소 작성
자료 5. /출처=뉴스웰경제연구소 작성

재미있게도 임직원 급여 격차와 ‘부적합’ 판매실적 사이의 분포를 보면 메리츠증권은 더욱 돋보인다. 10대 증권사 중 9개 증권사는 추세선 하단에 옹기종기 모여 있으나 메리츠증권은 더욱 두드러지게 오른쪽 위 끝에 홀로 위치한다. 이는 일반 직원의 7배에 가까운 임원 성과 보상 체계가 메리츠증권 영업의 핵심 동력이며, 이 동력이 불법 영업행위를 감독해야 할 위치에 있는 임원이 느슨한 준법 영업을 용인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지 않나 추측한다. 임원의 탐욕과 불법 영업 수준에서는 메리츠증권은 이미 다른 증권회사가 범접하기 어려운 존재로 보일 수 있다. 필자만의 기우(杞憂)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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