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진출? ‘양치기’ 에이텀, 제2의 파두 되나 [이슈&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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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 진출? ‘양치기’ 에이텀, 제2의 파두 되나 [이슈&웰스]
  • 최석영 탐사기획에디터
  • 승인 2024.07.03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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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약속했지만 지난달 결산까지 대규모 적자
기술특례 상장 1만8000원 공모가 속절없이 ‘뚝뚝’
/그래픽=뉴스웰
/그래픽=뉴스웰

#1. 전기자동차(EV) 트랜스(변압기) 개발에 성공, 초대형 글로벌 전기차 부품업체들의 품질 테스트를 완료하고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2. 완성차 품질 테스트 통과는 쉽지 않은데 각고의 노력 끝에 문제없이 품질 테스트를 패스했고, 공장 실사가 완료되면 곧바로 협력사로 등록돼 2024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전기차향 트랜스 매출이 발생할 것이다.

지난해 말 코스닥에 입성한 에이텀과 관련된 일부 언론의 보도 내용입니다. 그러나 회사의 이 같은 청사진에도 에이텀에 투자한 주주들의 인내심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에이텀의 주가가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죠. 에이텀의 공모가는 1만8000원이었습니다. 상장 당일(지난해 12월 1일) 최고가 5만9500원을 찍었지만, 현재(2일 종가) 주가는 1만1850원입니다. 

에이텀은 휴대용 전자기기 충전기와 TV 등에 들어가는 트랜스를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자회사(청한전자)를 통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단순 유통 사업도 하고 있죠. 지난해 12월 코스닥시장 진입에 성공했는데, 지난해 6월 말까지 4년간 해마다 58억~205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기에 직상장이 아닌 기술특례 상장 방식을 적용받았습니다. 기술특례 상장은 기술력은 있지만,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도입한 제도입니다.

때문에 미래 실적 추정치를 근거로 공모가(1만8000원)를 평가받을 수 있었습니다. 상장 당시 에이텀이 제시한 2023년(2023년 7월 1일~2024년 6월 30일) 추정 실적은 매출액 538억, 영업이익 7억원이었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2%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했죠.

이런 기대와는 다르게 에이텀은 대규모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텀은 지난 3분기(6월 결산법인, 2023년 7월 1일~2024년 3월 31일)까지 누적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290억, 영업손실은 4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이 13.9% 줄고, 영업손실은 54% 늘어난 수치입니다. 이에 상장 당시 추정치를 달성하려면 이달 말 발표 예정인 4분기(4월 1일~6월 30일)에만 매출액 248억, 영업이익 50억원을 달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기대 난망입니다.   

이는 회사가 공언했던 전기차 관련 매출이 아예 없어서죠. 에이텀은 상장을 위한 기업설명회(IR) 당시 전기차 및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 3분기까지 전기차 기업과 계약조차 없었습니다. 투자자들과의 약속도 공모가 가치 평가에도 반영된 내용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프=네이버 증권
/그래프=네이버 증권

에이텀은 이에 지난 18일 상장 당시 제시한 실적보다 다소 낮은 수치의 공정 공시를 냈습니다. 상장 때 추정한 매출액은 2024년(2024년 7월 1일~2025년 6월 30일) 781억, 2025년 1210억원이었는데, 이번 공시에선 2024년 700억, 2025년 1200억원을 내놓은 것이죠.  그러면서도 한택수 에이텀 대표는 언론에 “아직 고객사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항을 공유하긴 어렵지만, 하반기부터 전기차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여전히 자신감 넘치는 모습입니다. 실적 증대에 대한 확신으로 약 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죠.

그러나 투자자들의 의구심은 좀처럼 가시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회사가 공언한 내용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을 뿐더러 앞서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증시에 입성한 주식들이 뻥튀기 논란의 주인공이 되고 있어서죠. 실제 지난해 8월 코스닥시장에 기술특례로 상장한 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파두의 경우, 지난해 전체 실적 추정치를 1203억원으로 제시해 기업가치 1조5000억원으로 코스닥에 입성했지만, 연간 매출은 225억원에 그쳤고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또 최근엔 클라우드 전문기업 이노그리드가 기술특례로 코스닥 상장 준비 중에 상장예비심사가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에이텀은 지난해 IR을 통해 언론과 접촉한 이후 회사의 일정을 담은 제대로 된 공식 보도자료 하나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게다가 회사 홈페이지도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투자자들의 문의에 제대로 된 대답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에이텀의 장담대로 조만간 초대형 전기차 업체와 계약을 하고 이를 통해 큰 매출을 올릴지, 아니면 또 구두선이 될지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곤두박질한 채 횡보하고 있는 주가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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