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대 쩐의 전쟁 방아쇠’ MBK 김병주, 국감 세운다 [국감 이슈&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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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원대 쩐의 전쟁 방아쇠’ MBK 김병주, 국감 세운다 [국감 이슈&웰스]
  • 최석영 탐사기획에디터
  • 승인 2024.09.2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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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사모펀드 자금으로 고려아연 공격, 세계 최고 독보적 기술 유출 우려
인수기업 비윤리적 경영으로 노조와 갈등, ‘검은 머리 외국인’ 탈세 논란도
/그래픽=뉴스웰
/그래픽=뉴스웰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올해 국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세계 최대 비철금속 생산업체인 고려아연을 상대로 2조원대 ‘쩐의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어서입니다.

물론 이번 사태는 다음 달 7~25일로 예정된 국감 이전 마무리되겠지만, 결과가 어떻게 되든 자본시장 교란과 국가 기간산업에 미친 악영향은 따져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MBK는 수년 동안 기업들의 경영권 분쟁에 참전해 각종 논란을 일으켰고, 인수한 기업의 비윤리적 경영과 노조와의 갈등 문제 등에 대한 책임도 있습니다. 

26일 재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들인 김 회장을 비롯해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국감 증인 요청 명단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 MBK가 고려아연과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던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지분을 매수하겠다고 선전포고하면서 시작됩니다. 고려아연 주식을 최소 144만5036주(6.98%)에서 최대 302만4881주(14.61%)까지 주당 66만원에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것이죠. 이후 MBK는 26일 주당 매수가를 75만원까지 올렸습니다. 이에 최대 2조2686억원을 투입하는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MBK는 고려아연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됩니다.

하지만 약 일주일 후 고려아연의 운명은 현재로선 아무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쩐’을 앞세운 사모펀드의 횡포에 재계가 반발하고 있는 데다, 정치권에서도 반대 분위기가 우세해 어떤 변수가 나올지 예상하기 어려워서입니다.

실제 고려아연 공장이 있는 울산 지역 정가에서는 투자 수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모펀드인 MBK로 경영권이 넘어가면 투자 축소와 핵심 인력 유출은 물론 해외 매각 등이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김두겸 울산광역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MBK의 고려아연 장약을 저지하기 위해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제안하기도 했고,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순걸 울주군수 등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기간산업 붕괴가 우려된다”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죠. 실제 울산의 2개 문화예술단체, 50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울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3개 사회복지단체는 ‘1인 1주식 갖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도 각종 성명서와 입장문이 발표됐는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연금에 대해 MBK를 사모펀드 분야 운용사로 선정한 것과, 고려아연 인수 시도에 대해 국감에서 따지겠다는 입장입니다.

김 회장의 국감 증인 소환은 비단 올해뿐만이 아닙니다. 약 10년 전인 2015년엔 MBK가 인수한 홈플러스의 구조조정 관련 문제를 따지기 위해 김 회장을 소환했지만, 해외 일정을 이유로 회피했습니다. 이후 재작년과 지난해 연속으로 또 다른 인수 프랜차이즈 BHC의 비윤리적 경영에 대한 증인으로 그를 불렀지만, 2022년에는 윤종하 MBK 부회장이 출석했고, 지난해는 부재훈 MBK 부회장이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국감장에 김 회장이 출석한다면 고려아연 이슈는 물론 그동안 쌓여왔던 홈플러스와 BHC 등 인수 기업의 경영 행태와 관련된 현안에 대한 질타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검은 머리 외국인’으로서의 김 회장의 행적도 불거질 것으로 보입니다. 국세청은 MBK가 2018년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과 코웨이 등을 매각해 1조원 가량 양도차익을 거둔 것과 관련, 2021년 1월 김 회장 개인에게 돌아간 성과보수 1000억원에 대해 탈세 혐의를 조사했습니다. 당시 김 회장은 미국에 세금을 냈고 국내에 납세의무가 있는 ‘거주자’를 판단하는 기준인 국내 체류기간 183일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부과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대응했죠. 결국 이 사건은 국세청이 김 회장에게 400억원의 세금을 추징하면서 마무리됐습니다.

지난해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으나 공개매수 과정에서 목표치를 채우지 못해 결국 실패했습니다. 이에 공개매수 참여 주주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은 국내·외에서 투자받은 거대 자금을 앞세워 국내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것은 물론, 인수한 회사들도 수익성만 강조한 경영으로 사회에 폐해를 주고 있다”면서 “영풍 장형진 회장이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꾸는 게 현재 본인이 최대 주주인 고려아연에게는 물론 국내 경제계를 위해서도 현명한 판단이다”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림=챗GPT
/그림=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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