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십, 백, 천, 만, 십만, 백만, 천만, 억, 십억, 백억, 천억, 조, 십조, 백조, 천조, 경”.
한국예탁결제원에 전자 등록되어 관리 중인 증권 자산이 1경(京, 10의 16제곱)원을 돌파한 데 이어, 골드만삭스가 코스피 지수의 목표치를 1만2000포인트로 크게 올렸다. 6.3 지방선거에서 야당에 서울시장 자리를 안겨준 부동산의 그늘이 여전한 가운데, 출범 1년 만에 지방 권력까지 거머쥔 이재명정부의 ‘부동산보다 주식’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3 지방선거가 치러진 날,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기존 9000에서 1만2000으로 상향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8천피에서 9천피로 올린 지 2주 만이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이번 목표치가 탄탄한 기업 이익 개선 전망을 바탕으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8배를 적용해 산출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연산 수요가 공급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반도체 메모리 업체들이 가격 결정권을 쥐게 됐다”라며 “높은 영업 레버리지 덕분에 이익이 극대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반도체 주가는 선행 PER 5배 수준으로, 회의적인 시장 평가와 달리 이번 사이클이 과거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의 코스피 목표치 상향 다음 날, 한국투자증권도 하반기 코스피 지수가 1만1000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준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영업이익은 기존 전망에서 10%정도 상승할 것”이라며, 이에 따른 하반기 목표 PER을 9.5배로 제시했다. 현재 12개월 선행 PER이 8.5배인데, 앞으로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 같다는 것이다.
다만, 김 연구원은 “고물가와 고금리를 견딜 수 있는 반도체가 증시를 이끌 것”이라면서도 “4분기로 갈수록 미국 선거 불확실성과 수급 불안으로 투자 심리가 약해질 수 있고 기존 주도 업종도 상승 탄력이 둔화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코스피 목표치 하단을 7900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대한민국 증시 전망이 밝은 가운데, 종이 증권을 대체해 전자 등록 방식으로 관리되는 증권 자산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경1065조원’을 기록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전체 전자 등록자산 중 기업 가치와 시장의 활력을 대변하는 주식은 6622조원에 달했다. 이어 ▲채권 2854조 ▲집합투자증권 1288조 ▲파생결합증권 168조원 순이었다.
6.3 지방선거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 보유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많이 낮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너무 높다.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여전히 저평가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계엄 대통령을 쫓아내고 국민주권정부 출범 1년 만에 지방 권력까지 손에 쥐었다. 1경(京)을 돌파한 국민 증권 자산이 ‘해’(垓)가 되려면 동그라미 4개가 더 필요하다.
이날 ▲진양화학 ▲티웨이홀딩스 ▲원익IPS ▲유진테크 ▲테스 ▲덕산하이메탈 ▲라이콤 ▲마음AI ▲팸텍 ▲M83 ▲디젠스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웨이퍼 로봇 기업 인수 소식을 전한 팸텍은 3연상, M83은 2연상을 달렸다.
양 주식시장은 희비가 갈렸다. 코스피 지수는 162.08p(1.84%) 빠진 8639.41로 사상 최고치 행진을 멈췄고, 코스닥은 23.70p(2.29%) 뛴 1049.73으로 장을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3원 급등한 1529.7원에 거래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