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황금알’ 두나무 송치형 의장, 금감원이 꼭 살펴야 할 것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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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황금알’ 두나무 송치형 의장, 금감원이 꼭 살펴야 할 것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뉴스웰경제연구소장)
  • 승인 2024.07.0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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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영업·순이익, 한국거래소의 2배 넘어… ‘가상자산’ 영업 외 수익, 고객과 이해 상충 소지
‘짜릿한 돈’ 맛본 두나무 송치형 의장,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말릴 수 있나?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짜릿한 돈’ 맛본 두나무 송치형 의장,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말릴 수 있나?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소비자주권’(consumer sovereignty)은 경제학의 ‘수요’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그러나 정경 유착이 일반화된 경제에서 정책 결정자와 자본가는 돈이 되지 않는 소비자의 권리를 무시하기 일쑤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결성한 시민단체가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CUCS)다. CUCS가 지난달 한 기업에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행태에 대한 비판 보도자료를 이례적으로 6건이나 쏟아낸 것이다.

자료 1. /출처=2023 사업보고서
자료 1. /출처=2023 사업보고서

CUCS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기업은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다. 가상자산은 디지털 공간에서 존재하는 가치 있는 자산이라는 뜻으로, 업비트는 국내에서 가상자산을 중개하는 가장 큰 거래소이다. 2010년 비트코인이 세상에 등장한 뒤 두나무는 가상자산 열풍을 배경으로 2012년 국내에 가상자산 거래소를 설립했다. 두나무는 지난해 말 기준 업비트 외에 11개 비상장사로 구성된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규모기업집단이다. 두나무 대주주는 송치형 이사회 의장으로 25.5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공동창업자 김형년이 13.13%,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10.61%를 가지고 있다.

설립 이후 불과 12년 된 두나무(실질은 업비트가 대부분인) 실적은 믿기 어려울 만큼 기적적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5억원인 납입자본금은 자기자본 약 4조원으로 1137배 성장했다. 그 원천은 놀라운 이익 창출력이다. 약 9900억원의 영업수익 가운데 69%가 영업이익으로 남았다. 이쯤이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없어 보인다.

자료 2. /출처=2023 사업보고서
자료 2. /출처=2023 사업보고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보다 많은 약 7800억원이었는데, 가상자산 비즈니스에는 가상자산 거래 중개 이외에도 숨겨진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있었다. 바로 영업외 수익의 ‘가상자산’ 항목인데 이 항목이 약 3500억원으로 영업외 손익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부분은 증권회사의 자기자본 투자(PROP)와 유사한 기능으로 추정되는데, 두나무 당기순이익의 48%를 차지하는 만큼, 고객과 이해 상충 여지가 있지 않은지 엄격한 감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특이한 이익 때문에 두나무의 자기자본 이익률(ROE)은 약 20%에 이른다.

자료 3. /출처=2023 사업보고서
자료 3. /출처=2023 사업보고서

가상자산의 대칭 개념인 실물 증권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거래소와 업비트의 비교는 흥미롭다. 한국거래소는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를 모태로 출발했고, 2005년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자본시장법)에 근거해 증권거래소, 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이 통합하며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한국거래소는 연혁이나 시장 규모, 인프라 모든 면에서 두나무와는 비교할 수 없는 공공기관이며 금융위원회가 주무 기관이고, 공공성 보장을 위해 지분도 거래소 회원인 증권회사 등이 소유한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거래소 자기자본은 약 3조2000억원으로 적잖은 규모이지만, 두나무 자기자본 3조9000억원보다는 적어 눈길을 끈다. 설립 후 업력이 68년으로 두나무의 5배가 넘는 데도 한국거래소 누적 자기자본이 두나무에 열세인 점은 충격적이다. 또한 두나무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한국거래소의 2.4배 수준으로 ROE가 한국거래소의 2배 수준이다.

자료 4. /출처=소비자주권시민회의
자료 4. /출처=소비자주권시민회의

이렇듯 어처구니없는 두나무 이익 창출력 근거 가운데 하나를 CUCS의 보도자료에서 찾아볼 수 있다. CUCS 주장에 따르면 업비트는 코인 신규상장을 한 시간 전에 공지하는 등 신규 코인 변동성 폭등할 여건을 방치하고 있으며, 이러한 행위는 업비트의 거래 수수료를 기하급수로 증가시킨다. CUCS 조사에 따르면 신규 코인은 상장 후 24시간 만에 평균 2억6000만원, 지난달 12일까지 누계로는 평균 17억7000만원의 거래 수수료를 업비트에 안겼다. 시가총액 1800조원의 비트코인 5월 평균 거래 수수료가 1억7000만원에 불과했으니, 업비트가 돈벌이를 위해 신규상장 코인을 얼마나 짭짤하게 이용했는지 알 수 있다.

자료 5. /출처=소비자주권시민회의
자료 5. /출처=소비자주권시민회의

두나무의 이 같은 이익은 사내 유보를 통해 자기자본을 키웠다. 외상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사업구조로 두나무의 현금은 약 4조3000억원이 쌓였다. 한국거래소와 비교해 1.16배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들고 무슨 일을 벌일지 걱정이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대주주는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두나무 1, 2대 주주인 송치형과 김형년은 지난 5년간 약 1568억원을 배당으로 가져갔다. 송치형은 연봉까지 1240억원을 챙겼다. 두나무 납입자본금 기준 25.53%의 지분은 약 9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데, 송치형 의장이 인출한 금액만으로도 투하자본 수익률(ROIC)은 1만7600%가 넘는다. 이미 빼간 배당·급여와 별도로 그의 지분 가치는 PBR 1배를 가정할 때 자기자본 기준 1조원을 여유 있게 넘으므로, 그야말로 역사에 길이 남을 만큼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아무리 송치형 의장이 업계에서 천재적인 개발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라 하더라도 두나무의 ROIC는 상식을 벗어난 보상률임을 부정할 수 없다.

‘짜릿한 돈’ 맛본 두나무 송치형 의장,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말릴 수 있나?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짜릿한 돈’ 맛본 두나무 송치형 의장,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말릴 수 있나?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전가통신’(錢可通神)이라는 사자성어는 두나무의 상황을 경계하는 데 적합하다. ‘돈의 힘은 가히 귀신과도 통한다’라는 뜻은 큰돈이 쌓이면 권력, 금력이 발생하고 돈을 가진 사람을 변하게 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스테이블 코인 ‘루나-테라’의 권도형 대표,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샘 뱅크먼프리드 대표 등 가상자산으로 순식간 떼부자가 되었던 히어로는 천문학적 거품을 일으킨 뒤 하루아침에 몰락했다.

물론 이들과 업비트는 상황이 다르겠지만 두나무의 비상식적인 이익과 현금, 그리고 천문학적 대주주 ROIC를 보면서 누군가는 브레이크를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때마침 지난해 제정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이번 달 19일부터 시행된다. 관련법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 주무관청은 금융위원회(검사는 금융감독원)다. 이번 법 시행으로 가상자산 업계가 일확천금의 환상에서 벗어나 정상적 투자 세계로 들어올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두나무가 그동안 맛본 떡은 사기 수준으로 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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