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랄한 일본 순사도 OTT에선 친절하게 표현할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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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랄한 일본 순사도 OTT에선 친절하게 표현할 수밖에 없는 이유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4.09.0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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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수 세종대 교수 ‘파친코와 정동의 미디어’ 출간

세종대학교 임종수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애플TV+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파친코와 정동의 미디어:OTT는 세상을 어떻게 그리는가?>(팬덤북스)를 출간했다. 때마침 ‘파친코’ 시즌2가 지난 8월 23일부터 10월 11일까지 순차적으로 공개되고 있어 파친코를 깊게 보려는 시청자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임 교수가 주도적인 편저자가 돼 OTT 드라마 수용문화, 콘텐츠, 정치경제에 관한 전문가들을 초빙해 출간했다. 그는 이 책에서 OTT 시청의 즐거움이 기존 TV 시청의 즐거움과 질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한다. 그는 “TV가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감정구조를 그린다면, OTT는 특정 국가의 시공간을 너머 어떤 보편적인 감정구조를 그린다”고 말한다.

그 사례로 기존 TV 드라마와 ‘파친코’에서의 일본 순사를 비교한다. 분석에 따르면, TV 드라마의 일본 순사는 악랄함을 넘어 비열하기까지 한데 반해, ‘파친코’에서는 지배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친절하기까지 한 존재로 그려진다. 임 교수에 따르면, ‘파친코’가 대한민국이라는 로컬에서 이야기 소재를 가져왔지만 글로벌 시각에서 제작됐기 때문이다. OTT 드라마에서 가학의 상징이 아닌 욱일기가 수시로 등장하는 것, 동해가 일본해로 수차례 언급되는 것은 그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TV가 국경 안에서 서비스돼 민족국가의 지배적인 감정을 보여줬던데 반해, OTT는 국경을 무시하고 제작 서비스돼 인간의 보편적인 정동(affect)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정동’의 개념을 사용하지만, 모든 장은 일반 대중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썼다.

임 교수는 “독자들이 ‘파친코’ 외에도 자신이 즐겨 시청하는 OTT 드라마의 즐거움의 정체가 무엇인지 이 책에서 그 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파친코’ 시즌2를 시작으로 연말에는 <오징어게임> 시즌2, 내년 초에는 시즌3 등 대형 K-드라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책이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드라마의 위치를 이해하는데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라는게 편저자의 귀뜸이다. 임종수 교수는 2019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OTT 안내서 <넷플릭스의 시대>를 번역 출간했고, 2022년에는 <오징어게임과 콘텐츠 혁명>을 공동저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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