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장씨도 아닌 ‘MBK 김씨’가 거머쥐나 [이슈&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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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장씨도 아닌 ‘MBK 김씨’가 거머쥐나 [이슈&웰스]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4.09.13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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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과 계약으로 고려아연 최대 주주 오른 MBK, 공개매수 선언
장씨 지분에 대한 콜옵션도 가져 공개매수 성공 땐 경영권 차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 어떤 반격 카드 내놓을지 초미 관심사
/그래픽=뉴스웰
/그래픽=뉴스웰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둘러싼 큰 싸움이  또 다시 시작됐다.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경영권을 지키려는 측과 빼앗으려는 측의 치열한 공방전이 시작된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12일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과 주주간 계약을 체결하고 의결권을 공동 행사한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가 영풍그룹의 장씨 일가 보유지분 절반을 넘겨받으면서 장씨 일가보다 1주를 더 갖는 최대주주가 됐고, 나머지 지분에 대한 콜옵션도 취득했다는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이어 13일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 14.6%의 지분을 추가 확보해 고려아연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겠다는 계획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는 13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고려아연 주식 공개 매수에 나선다. 고려아연 1주당 66만원에 최소 144만5036주(7%)에서 최대 302만4881주(14.6%)까지 사들일 예정이다. 이럴 경우 최소 9537억원에서 1조9964억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영풍 장씨 일가와 고려아연 최씨 일가의 지분율은 현재 비슷한 수준이다. 양측은 현재 고려아연 지분을 각각 33.13, 33.99%(우호지분 포함) 확보하고 있다. 고려아연 최씨 일가의 우호지분엔 LG화학과 현대차그룹 등이 보유한 지분이 포함됐다.

하지만 고려아연이 보유 중인 자사주(2.39%)와 국민연금 지분(7.57%)을 제외하면 소액주주가 보유한 지분율은 27.44%에 불과할 정도로 유통 물량이 적어 주식 확보가 생각보다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개매수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맡았다. 공개매수 응모 주식 수가 최소 매수예정 수량에 미달할 경우 응모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는다. 목표 수량을 만족할 경우 전량을 매수하고 이를 초과할 경우에는 목표 수량만큼만 안분 비례해 매수하게 된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영풍 측과 보유하게 될 고려아연 지분은 52%까지도 가능하다. 양측이 지분 과반을 확보해 경영권을 갖게 되면 MBK파트너스가 영풍 장씨 일가 지분에 대한 콜옵션을 갖는 만큼 고려아연 경영권을 최씨도 장씨도 아닌 MBK파트너스가 거머쥘 가능성이 크다. 물론 콜옵션 행사 가능 시점이 공개매수에 성공한 뒤 2년이고 MBK파트너스가 주식을 매각할 경우 영풍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긴 했다. 또 향후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을 제3자에게 처분할 경우 영풍의 보유 지분을 넘길 수 없게 해 영풍의 경영권을 보장하기로 했지만 MBK파트너스가 직접 경영에 나서겠다고 하면 이를 막을 방법은 없는 셈이다.

어쨌든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 공략에 나서면서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최윤범의 고려아연 측이 어떤 반격 카드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MBK 파트너스가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돼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붙었다는 뉴스가 전해진 13일, 장이 열리자 영풍과 영풍정밀이 상한가로 직행했고 고려아연도 전 거래일보다 20% 넘게 급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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